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파란바지 의인 기억하시나요" 대학생이 크라우드 펀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파란바지 의인 기억하시나요" 대학생이 크라우드 펀딩

입력
2015.04.14 17:29
0 0

세월호 김동수씨 자살 기도에 충격

경희대 정석원씨 모금 활동 시작

열흘 만에 목표액… 이달말 전달

경희대 철학과 3년 재학중인 정석원씨
경희대 철학과 3년 재학중인 정석원씨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세월호 참사와 그날의 의인들을 잊는다면 미래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 20여명을 구하며 ‘파란바지의 의인’으로 불렸던 김동수(50)씨가 지난달 19일 트라우마와 생활고로 자살을 기도한 사건은 또 한 번 우리 사회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는 “충격으로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대학생 정석원(24ㆍ경희대 철학과 3년ㆍ사진)씨도 있었다. 그는 현재 ‘크라우드 펀딩’(공익 활동 목표로 온라인에서 익명의 다수로부터 받는 기부)으로 김씨를 돕고 있다. 정씨는 14일 “세상은 김씨를 ‘영웅’이라 추대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 왔는지 우리는 무관심했다”며 모금 취지를 설명했다.

화물차 운전기사인 김씨는 참사와 함께 유일한 생계수단인 트럭이 바닷속으로 사라지면서 경제적 고충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 매달 지급되는 긴급생계비 100여만원은 4인 가족 생활비를 대기에는 부족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말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에 앞서 김씨는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신청을 했지만 까다로운 절차 탓에 선정되지 못했다.

사건 다음날 김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정씨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는 1년 전 활동 경험이 있던 크라우드 펀딩 플래폼 업체 ‘와디즈’에 상황을 설명했고, 그날로 온라인에 ‘파란바지의 의인 김동수씨를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의 모금 프로젝트(http://www.wadiz.kr/Life/Details/794)가 개설됐다.

정씨가 목표한 금액은 100만원. 모금 기간은 한 달로 정했다. 당초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던 그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모금 열흘 만에 목표액을 넘어선 것. 세월호 기사에 모금 취지를 알리는 댓글을 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만 홍보한 것 치고는 의미 있는 성과다.

목표는 달성됐지만, 모금은 이달 19일까지 계속된다. 전체 기부금에서 수수료 5%를 제외한 전액이 김씨의 자활에 보태진다. 크라우드 펀딩 소식을 접한 김동수씨는 처음에는 “부담스럽다”고 했다가 점차 이어지는 도움의 손길에 “후원자 분들을 찾아 뵙고 싶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이달 말쯤 안산 트라우마센터에서 다른 후원자들과 함께 김씨에게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