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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연안 여객선들, 도착 전에 화물 고박 풀고 신분증 확인 절차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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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연안 여객선들, 도착 전에 화물 고박 풀고 신분증 확인 절차도 생략

입력
2015.04.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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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들마다 안전 점검 제각각

8일 오전 7시 전남 목포 국제여객선터미널은 분주했다. 출항 2시간 전인데도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씨스타크루즈(2만4,000톤ㆍ정원 1,935명)호에 자동차와 화물차 등을 선적하기 위해 터미널 주차장은 새벽부터 차량과 인파로 붐볐다.

여객선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가자 안전요원들이 전담마크 하듯 주차, 화물 검사, 고박(고정)까지 꼼꼼하게 처리했다. 직원들은 고임목과 갈고리가 달린 쇠사슬로 된 고박 장치를 차량 앞뒤는 물론 좌우로도 설치했다. 여객터미널 개찰구도 분주했다. 여객선에 승선할 때까지 신원파악이 2차례나 이뤄졌다. 여객선에 오르자마자‘구명동의 착용 체험장’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에는 배 전체의 구조를 설명한 도면이 자리했다.

출항 전후로 일반 객실의 모니터에선 대피요령과 구명보트 탑승 및 구명조끼 착용법 등 안전관련 안내 동영상이 반복적으로 상영됐다. ㈜씨월드 김철수 선장은“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 내 안전시설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여객선이 이와 같지는 않았다. 9일 오전 8시 20분 제주에서 완도를 출발하는 한일카훼리1호(6,327톤ㆍ975명). 차량의 고박은 진행됐지만 화물 검사는 생략됐다. 차를 싣고 난 뒤 바로 객실로 올라가지 못했다. 승선을 위해선 부두를 빠져 나와 2km 넘는 길을 걸어 여객터미널로 돌아가야 한다. 신분증 검사 때문이다.

제주에서 사업을 하는 김정일(49)씨는“신분증 검사만 늘어난다고 모든 안전이 강화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차량에 위험물을 실어 놓고 빠져 나가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화물 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객실 모니터로 나오는 방송은 오락프로그램이나 자기 회사 선전 동영상들로만 채워졌다. 출항 후 스피커로 안전수칙, 비상구 등을 설명하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엔진 등의 소음으로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인근 섬들을 왕래하는 선박들은 더 심각했다. 전남 완도읍에서 청산도로 출항하는 여객선 대흥고속카페리호(424톤ㆍ정원 350명)는 최근 승선인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발권 이후 개찰, 승선 과정에서 신분증 확인이 생략된 것이다. 차량 승객의 경우 차량 안까지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등 승객 인원파악도 허술했다.

신안 비금농협카페리호(307톤ㆍ184명)의 경우 선원들이 도착지에 이르기도 전에 고박을 모두 해체시켜 버리는 등 부실한 화물고박이 개선되지 않았다.

목포에서 사는 양순임(61ㆍ여)씨는“선박과 어선 등의 안전조치가 장거리 노선에서는 크게 개선됐지만 인근 섬을 왕래하는 철선과 도선 등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며 “세월호 이후 국민 대부분이 안전에 대해 의식이 높아졌지만 정부의 정책 등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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