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노후 상수도 교체 비리 사실로
경찰, 1명 구속ㆍ23명 입건
강원 태백시 노후 상수도관 교체공사에 참여한 시공업체와 하청업체, 감리단 간의 뇌물 상납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그 동안 이 사업은 완공을 앞두고도 유수율이 31%에 그쳐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태백시 상수도 3대 의혹 진상 규명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시내 황지연못에서 상수도 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 ‘금품수수, 부실공사, 호구계약’ 등 3대 의혹을 제기하고 철저한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하청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H시공업체 과장 최모(44)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시공업체 직원 10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최씨 등에게 금품을 건넨 이모(38)씨 등 하청업체 대표 4명은 배임증재 혐의로, 최씨 등 시공업체로부터 가설숙소와 난방비 대납 등의 편의를 받은 김모(54)씨 등 한국환경공단 소속 감리단 9명은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태백시와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693억 원 규모의 ‘태백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 사업’과 관련, 경찰에 입건된 공사 관계자는 시공업체 11명, 하청업체 4명, 공사감독관 9명 등 모두 24명이다.
최씨 등 시공업체는 하청업체에게 ‘공사를 밀어주겠다’며 현장 경비 명목으로 2억8,000여 만원을 상납 받고, 살수차를 운행한 것처럼 허위 운행 일지를 작성해 1억9,000여 만원을 본사에 청구하는 등 4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공사를 밀어주는 대가로 하청업체에 지급한 기성금의 3%와 일부 공사대금을 요구해 받아 챙기거나, 자신의 하청업체 관계자를 불러 향응 접대를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향응 비용은 5,900여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최씨는 농장을 운영 중인 하청업체에게 소 2마리를 맡겨 1년 여간 사육하게 한 뒤 사료 값 등 아무런 비용도 주지 않은 채 오히려 소 값으로 7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환경공단 소속으로 공무원 신분인 김씨 등 공사감독관들은 시공업체로부터 금품 등 편의제공을 일절 받을 수 없음에도 3,600만원 상당의 가설 숙소와 난방비를 대납 받는 등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행적인 하청업체의 상납, 감독관의 향응ㆍ접대, 금품수수 행위 단속을 다른 공사현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