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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뒤 살아남은 인류에게 예술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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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뒤 살아남은 인류에게 예술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입력
2015.04.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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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

5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될 문경원과 전준호의 '축지법과 비행술'. ⓒ문경원·전준호
5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될 문경원과 전준호의 '축지법과 비행술'. ⓒ문경원·전준호

온 세상이 물로 뒤덮였다. 이 곳은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문명의 흔적이다. 표류하듯 물위를 떠도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종말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이 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인류 최후의 실험을 벌인다. 5월 9일 시작되는 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의 한국관에 전시될 10분 30초 분량의 영상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의 내용이다.

작품을 만든 문경원ㆍ전준호 작가는 ‘뉴스 프롬 노웨어’ 연작을 통해 “예술이 종말 이후의 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이 연작은 건축, 디자인,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숙경 커미셔너는 “현대미술은 예술이란 주제에만 제한되지 않고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는다”며 “두 작가는 이러한 경향에 맞게 작품으로 큰 질문을 던지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축지법과 비행술’ 역시 ‘뉴스 프롬 노웨어’와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201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서 전시했던 15분짜리 단편 영화 ‘세상의 저편’에서 신인류를 연기했던 임수정이 이번에도 개런티 없이 출연해 예술적인 실험을 진행하는 고독한 존재를 연기한다. 전준호는 “첨예한 예술의 현장(베니스비엔날레 행사장)이 물에 잠겨 사라진 후 한국관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탐험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1995년 지어진 건물로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곡선형 통유리벽으로 둘러쳐져 공원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빛이 들어와 전시에는 불리하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남양주 영화촬영소에 한국관을 본뜬 세트장을 짓고 영상을 촬영, 현지에서 찍은 영상처럼 보이게 했다. 한국관 전체를 거대한 전시 도구로 확장함으로써 전시에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자 했다. 관객은 영상을 통해 두 작가가 상상한 종말 이후의 모습을 간접 체험한다.

1895년부터 개최된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전시로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축제다. 미국 뉴욕 휘트니비엔날레,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펼쳐질 본전시 외에 30개의 국가관에서 펼쳐지는 독립된 국가별 전시, 베니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공식 병행전시가 베니스로 집중된 세계의 이목을 붙들고자 전시의 향연을 벌인다. 본전시에 초청된 한국 작가는 김아영 남화연 임흥순이며, 한국관 외에 다수의 병행전시에 참여한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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