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하나는 2003년 아이돌 그룹 퍼니 출신이다. 어린 시절 아이돌 멤버로 격한 안무와 노래를 수시로 불렀음에도 힘에 부쳤던 적이 없었다. 그러나 데뷔 이래 처음으로 MBC 일일극 ‘압구정 백야’를 촬영하며 링거 투혼까지 경험했다. 하지만 박하나는 링거 주사 바늘을 꽂았던 손목을 보여주며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고 했다.
이현아기자 lalala@sporbiz.co.kr
-첫 주연 소감은.
“어느덧 7개월째 백야로 살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으로 연기하는 게 대학에 입학한 것보다 기쁘다.”
-주연의 부담은 없었나.
-“드라마 주인공이 바뀌어서 급하게 투입됐다. 오디션을 본지 열흘 만에 촬영에 참여했다. 초반에는 연기만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제서야 부담이 되고 실감이 난다.”
-149부작의 긴 호흡은 어떤가.
“정해진 기간 내에 전개에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야 하니 연장이 됐다. 힘든 점보다 서운함이 더 크다. 지난해 9월부터 ‘압구정 백야’만을 위해 뛰어왔는데 끝날 때가 됐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아지트가 없어지는 느낌이라 속상하다.”
-‘압구정 백야’로 얻은 게 있나.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줬다. 15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며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버티길 잘했다 싶다. 무명이던 날 살려준 드라마라 소중하고 감사하다. 요즘 거리에서 조금씩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 기쁘다. ‘압구정 백야’로 박하나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작가님, 감독님, 제작진, 선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딱히 누구랄 것 없이 선후배 모두 친하다. 박혜숙 선생님이 싸온 도시락을 다함께 나눠먹기도 했다. 김민수, 강은탁 등 남자 배우들과는 촬영 후 포장마차에서 소주로 회식도 한다.”
-또 한번 연기하고픈 배우는.
“조나단을 연기한 김민수와는 다시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 이번 작품에서는 아쉬운 인연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남매 캐릭터를 맡아 재미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임성한 작가님이 어순이 바뀐 대사를 많이 집필한다. 이를테면 ‘나 화났어, 오늘과 같은’ 대사에 적응하느라 몇 주 고생했다. 임 작가님 작품에 많이 출연한 백옥담(육선지)이 이런 대사들을 잘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요즘은 적응이 돼 나도 모르게 어순을 바꿔 식사 주문을 할 때도 있다.”
-극중 노래와 춤 솜씨를 선보였다.
“가수 출신이라 노래와 춤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노래는 임 작가님으로부터 미리 문자를 받았다. 섹시 댄스 역시 미리 연습을 하고 들어갔다. 오디션 때 춤을 췄던 점이 참고가 된 것 같다.”
-시청자 반응은 참고하나.
“시청자 모니터링은 항상 한다. 악플도 다 읽는다.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는 쓴소리는 괜찮은데 외모를 두고 왈가왈부할 때 정말 슬펐다. 시청자 중에 파랑새 블로거가 ‘압구정 백야’의 열혈 시청자다. 그분이 쓴 리뷰를 읽으면서 부족한 점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
-캐릭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이제 보니 캐릭터들과 배우들이 많이 닮았다. 나 역시 백야와 비슷한 점이 많다. 백야는 오빠와 남편을 죽음으로 잃고, 자식을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도 커 어둡다. 나는 15년 동안 무명이나 다름없는 연예인으로 힘들게 보냈다. 다만 실제 성격은 매우 밝은 편이다. 드라마에서 어둡게 나와 요즘은 더 밝게 지내려 한다.”
-임성한 작품의 특기인 어이없는 죽음은 어땠나.
“실제 촬영촬영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김민수가 눈 뜨고 즉사했을 때 웃겼다. 다음 회 대본이 나오기 전이라 상상인 줄 알았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염하는 장면에서 너무 슬퍼 홀로 바다에 가 머리를 식히고 오기도 했다.”
-이후 계획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주어지면 다 하고 싶다. 특히 뮤지컬은 무대에서 연기, 노래, 춤을 다 보여줄 수 있어 꼭 하고 싶다. 시트콤에서 망가지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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