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던 스피스(22ㆍ미국)가 ‘그린재킷’을 입고 마스터스 대회 정상에 오른 가운데 손목부상과 탈골을 당한 타이거 우즈(40ㆍ미국)가 또 다른 승자로 뽑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사이트 블리처 리포트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 마스터스의 숨은 승자들과 패자들을 정리해 게재했다.
블리처 리포트는 우선 이번 대회가 우즈의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고 평했다. 우즈는 2014년 이후 두 번의 기권과 세 번의 컷 탈락을 겪었다. 최근에는 세계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우즈가 이번 대회를 5언더파 공동 17위로 끝냈다. 마스터스 통산 4승을 올린 ‘골프황제’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지난 2월 미 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기권한 뒤 2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복귀전으로는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두 번째 승자는 챔피언 스피스다. 그는 만 21세 8개월의 나이로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마스터스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은 우즈가 세운 만 21세 3개월. 우즈가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14번 우승하며 골프계를 지배했던 점을 고려할 때 ‘제2의 우즈’라는 스피스가 우즈만큼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 공동 2위에 오른 필 미켈슨(45ㆍ미국)도 숨은 승리자가 됐다. 지금까지 그는 마스터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세 번 들어 올렸고, 톱10과 톱5 안에 각각 14번과 10번 들었던 베테랑이다. 그러나 그는 40대가 된 이후 기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1997년 마스터스에 출전한 이래 작년에는 처음으로 컷 탈락을 겪었고 2013년엔 54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런 그에게 이번 대회 공동 2위는 의미가 크다.
반면 숨겨진 패자로는 ‘유럽 출신 골퍼들’이 뽑혔다. 1999년 스페인 출신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49) 이후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유럽인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매킬로이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4위에 그쳤다. 이로써 유럽 출신 마스터스 우승자가 언제 나올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다음으로는 ‘백 나인 드라마’가 패자 리스트에 올랐다. 백 나인은 18홀의 골프 코스의 후반 9개 홀을 일컫는 말이다. 대회 후반부에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역전을 이뤄내는 것이 골프 대회를 보는 재미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그 재미를 잃었다. 대회 초반부터 끝까지 스피스가 선두를 유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64세의 나이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마지막 마스터스를 끝낸 벤 크렌쇼(미국)와 스피스의 첫 번째 메이저 우승이 ‘승자’로 뽑혔고, 이루지 못 한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전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31ㆍ독일)의 컷 탈락 등이 ‘패자’로 선정됐다.
금보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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