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보관 서비스 갈수록 인기
백화점에 주문한 제품 픽업
홈쇼핑 상품 반품도 편의점서
할인행사 자주 열어 알뜰구매
먹을거리 PB제품 늘어나 불티
불황에도 업계 매출 작년 3.7% ↑
동네마다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편의점이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각종 생활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순 쇼핑공간에서 생활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이태원의 클럽을 자주 찾는 한보은(32)씨는 클럽에 가기 전에 빼놓지 않고 편의점에 들른다. 거추장스러운 짐을 맡기기 위해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의 CU편의점 이태원프리덤점은 한씨처럼 클럽을 찾는 사람들을 겨냥해 물품 보관서비스를 제공한다. 짐을 들고 관광을 해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연말 도입된 서비스인데, 24시간 이용이 가능해 클럽을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용 금액은 3시간 기준으로 물품 크기에 따라 2,000~4,000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Omni-Channel) 서비스도 확산되는 추세다. GS25를찾으면 스마트폰, 대형TV, 정수기, 비데 등 전문 매장이나 홈쇼핑 등에서 구매 가능했던 상품을 계산대에서 바코드 인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서울 소공점은 올해 초부터 롯데닷컴이나 롯데백화점의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로 상품을 주문하면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픽업 락커’를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반응이 좋아 이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TV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 상품을 택배 기사를 기다릴 필요없이 반품할 수 있는 ‘편의점 반품 서비스’는 대부분의 편의점 업체가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가 됐다.
할인 행사도 잦다. 과거 편의점은 가까운 곳에 있는 대신 대형 유통 매장보다 가격이 비쌌는데 최근에는 가격 할인 행사들을 자주 실시한다. 특히 점포별로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자주 구매하는 특정 품목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이용하면 알뜰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CU편의점은 매달 와인데이 행사를 통해 몬테스클래식, 아발론캘리포니아 등 인기 와인을 최대 54%까지 할인하고, 비어데이를 통해 아사히, 기네스 등의 수입 맥주를 최대 32% 할인 판매한다. GS25는 모바일 앱을 통해 1+1 또는 2+1 행사 상품의 증정 상품을 나중에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나만의 냉장고’라는 앱에 증정 상품을 보관해 두면 행사 기간 중 언제든 찾아 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편의점 자체상표(PB) 상품이 늘어난 것도 알뜰 구매에 일조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2007년 8.6%였던 PB 상품 구성 비중이 지난해 30%까지 늘었다.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NB) 상품보다 가격을 낮추고 양을 늘린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특히 높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12일 출시한 ‘혜리도시락’은 출시 3주만에 51만개가 팔려 나갔다. ‘김혜자도시락’을 앞세운 GS25의 도시락, 김밥, 주먹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의 PB상품군 매출도 지난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편의점은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와 할인 행사 덕에 지난해 유통업계를 강타한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매출 성장률이 높았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15년 유통산업 백서’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8.7% 늘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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