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2세 신예 마스터스 우승
18언더로 우즈와 타이 기록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챔프
‘우즈의 부활이냐,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냐’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2015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주인공은 조던 스피스(22ㆍ미국)였다. 스피스는 13일 마스터스 대회 챔피언만이 입을 수 있는 ‘그린 재킷’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스피스는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1997년 타이거 우즈(40ㆍ미국)가 세운 최저타수 18언더파 270타와 타이다. 스피스가 따낸 28개의 버디는 2001년 미켈슨이 기록한 25개의 버디를 훌쩍 뛰어넘는 최다 버디 기록이다. 또 자신의 개인 통산 3승째이자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이다.
이밖에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선두) 우승, 우즈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챔피언 등등 스피스를 형용할 수 있는 말은 화려했지만 막상 그는 우승 이후 ‘가족’과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주목을 받았다.
스피스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여동생 엘리 스피스(15)를 위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 왔다. 2013년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세계연합팀 간 남자 프로골프 대항전) 출전으로 얻게 된 자선기금으로 재단을 설립했고, 지적 발달 장애인들이 경기를 치르는 스페셜 올림픽에 대한 후원도 계속해 왔다.
필드 안팎에서 엘리는 스피스에게 힘을 불어넣는 존재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메이저 첫 우승 타이틀보다 기뻤던 것은 엘리에게 우승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스피스가 투어 대회를 치르는 모든 곳에서 여동생을 위한 열쇠 고리를 선물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막 그를 알게 된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엘리의 오빠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겸손하게 살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범한 가정 환경 역시 스피스의 우승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스피스의 부모 모두 운동 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골프와는 무관했다. 아버지는 대학시절 야구 선수로, 어머니는 농구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본격적으로 골프클럽을 쥐기 전까지 스피스는 다양한 운동을 섭렵했다. 아버지를 따라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은 언제나 스피스의 머리맡에 머물렀다. 청소년 시절에는 농구에도 제법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네 살 때부터 잡았던 골프 클럽이 그의 운명이 됐다.
텍사스 출신인 스피스는 지난해 마스터스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사실상 ‘준비된 스타’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골프 명인들이 총출동하는 마스터스에서 1∼4라운드 단독 선두를 질주한 스피스는 상금 180만달러(19억7,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스피스는 대회를 마친 후 “믿을 수 없는 한 주였다. 꿈이 실현됐고 아직 충격 상태에 빠져 있다”며 얼떨떨해 했다. 한편 저스틴 로즈(35ㆍ남아공)와 필 미켈슨(45ㆍ미국)은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로리 매킬로이(26ㆍ북아일랜드)는 마지막 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12언더파 4위로 마감했다.
배상문은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3개도 적어내 합계 이븐파 288타,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노승열은 공동 38위(1오버파 289타), 재미동포 케빈 나는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2위에 올라 내년 대회 출전을 예약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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