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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도 서청원도 성 前 회장의 구명 전화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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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도 서청원도 성 前 회장의 구명 전화 받았다

입력
2015.04.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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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에 억울함 호소하며 정치권에 전방위 구명 요청

눈물의 기자회견 마친 뒤엔 장남ㆍ동생과 예정없던 만남

"밀린 월급 있으면 잘 챙겨주라" 가까운 이들 챙기며 주변 정리 모습도

검찰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착수한 12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서산장학재단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누군가는 검소한 인생길을 걸어온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치권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성토했다. 서산=연합뉴스
검찰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착수한 12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서산장학재단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누군가는 검소한 인생길을 걸어온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치권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성토했다. 서산=연합뉴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직전 행적이 주변인들의 증언으로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자살 며칠 전부터 죽음을 암시하는 징후들을 보여왔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또 이들은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성 전 회장이 다방면으로 구명 요청을 했으나 반응이 냉담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2일 성 전 회장 측근들에 따르면 그는 8일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가족들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예정에 없던 만남을 가졌다. 성 전 회장은 눈물의 기자회견 끝낸 그날 밤 11시쯤 수행한 측근에게 휴대폰을 건네며 “큰 아들의 번호를 찍어 달라”고 요청한 뒤 장남 승훈씨를 서울 청담동 자택으로 불러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유언장을 열람한 측근이 “유언장의 첫 문장은 ‘승훈아’로 시작한다”고 전할 정도로 부자지간 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승훈씨는 이튿날 아침 성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면 당분간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침상을 직접 차려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청담동 자택으로 이동 중 비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이날 큰 아들을 만나기에 앞서 셋째 동생 일종(52)씨도 서울 신정동 변호사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만나 속내를 털어놨다. 일종씨는 “1시간가량 이어진 대화 내내 형님은 자신을 세금이나 떼어 먹고 잡범으로 몰고 가는 검찰 수사에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자살 수일 전부터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며 주변을 정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측근은 “회장님이 돌아가시기 사흘 전 수행원들에게 ‘비서들의 밀린 월급이 있으면 잘 챙겨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날 비서 월급이 실제 지급됐는지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또 한 수행원에게는 뜬금없이 “요즘은 해가 몇 시에 뜨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측근은 “갑작스런 질문에 답을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동이 트기 전 일찍 집을 나설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이 무렵 현금 50만원을 뽑아달라는 요구도 했다. 평소 현금 쓸 일이 없는 그가 현금을 달라고 해 의아했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기억이다. 성 전 회장이 자살 당일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유류품인 지갑에서 현금 8만원이 발견된 점에 비춰 이때부터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자살 장소로 찾아갈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측근들은 추정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착수 및 수사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대검찰청 긴급 간부회의가 소집된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성완종 리스트' 수사착수 및 수사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대검찰청 긴급 간부회의가 소집된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성 전 회장이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에게 구명 운동을 폈으나 철저히 외면을 받았다는 증언도 많았다. 성 전 회장의 금품메모에 7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는 ‘급합니다. 전화 받아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까지 남겼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성 전 회장의 구명 전화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성 전 회장의 가족과 측근들은 수사 당국에 극도의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한 측근은 “시신 수색을 담당한 경찰이 휴대폰으로 위치추적을 하면서 통화내역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만약 언론이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검찰도 금품메모의 존재를 숨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이 세워 이사장을 역임했던 서산장학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뿐인 목숨과 맞바꾼 진실마저 외면하고 오리발, 모르쇠로 일관하는 위정자들의 양심에 준엄한 경종을 울린다”고 주장했다. 서산=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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