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가 미국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타자들 중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강정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경기에 8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3회 1사 후 맞은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지미 넬슨에게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윌 스미스의 초구를 공략했으나 유격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대타(1타수 무안타)와 대수비로 메이저리그 2경기를 경험했던 강정호는 강력한 상대 투수를 만나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넬슨은 이날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삼진을 9개나 뽑아냈다. 밀워키 마운드에 꽁꽁 묶인 피츠버그는 0-6으로 패했다.
현지에서도 강정호의 선발 데뷔전에 주목했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피츠버그의 가장 흥미로운 후보 선수인 강정호가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며 ‘강정호의 힘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컨택트 능력에는 물음표가 남아 있다. 그는 마이너리그 더블 A 수준의 피칭을 하는 한국에서 지난해 117경기에 나와 106삼진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를 향한 기대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이 매체는 ‘피츠버그는 여전히 강정호가 중요한 벤치 자원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아직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는 만큼 조급해하지 않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강정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넬슨의 피칭이 워낙 좋았다”며 선발 데뷔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중심 타선으로 나섰던 그는 이날 ‘낯선’ 하위 타선에 선발 출장했지만 “어느 타순이든 편안함을 느낀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로서의 책임감도 내비쳤다.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을 거친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해야 할 일들도 많다”고 말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여유를 갖고 강정호를 지켜볼 계획이다. 허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2~3경기 연속 출장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수 있다”며 “2경기가 될지, 3경기가 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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