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일정 중 박물관 찾아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자메이카에 들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일정을 쪼개 예고 없이 찾은 곳은 밥 말리 박물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메이카 출신의 전설적인 레게 가수인 밥 말리(1945~1981)의 ‘열혈 팬’을 자처한 바 있다.
9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밤 기자들의 동행을 마다하고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킹스턴에 있는 밥 말리 박물관을 찾았다. 스피커에서 밥 말리의 대표곡 중 하나인 ‘원 러브’(One Love)가 흘러나오는 동안 벽에 걸린 말리의 앨범과 상들을 둘러보던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아직 모든 앨범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날 자메이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밥 말리 박물관을 방문한 것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경험한 가장 재미있는 일 중 하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의 팬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며 ‘춤 갱(Choom Gang)’이라는 서클에서 마리화나를 피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춤이란 단어는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속어다.
2012년 선거 운동 시절 오바마 대통령은 말리의 열성팬임을 밝히면서 “학창시절 음악을 들으면서 그의 모든 철학에 반드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일과 존엄, 자유를 위한 싸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자메이카를 방문한 것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33년 만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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