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 같은 업종 영업권 다툼 추정
경기 성남의 한 정형외과 병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9명이 부상했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35분쯤 성남시 중원구 한 6층짜리 상가건물의 4층 정형외과 입원실 5개 가운데 1호실(2인실)에서 화재가 발생, 입원 중이던 이모(50)씨와 방화 용의자 이모(45)씨 등 2명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다른 병실에 입원해 있던 김모(73ㆍ여)씨 등 7명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불은 1호실 내부를 모두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10여명, 병원 직원 10여명 등 20여명이 있었으나 나머지는 신속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 불이 난 1호실 안에는 이씨 혼자 입원해 있었으며 불이 날 당시에도 용의자 이씨와 단 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폐쇄회로(CC)TV에는 용의자 이씨가 비닐봉지에 무언가를 넣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병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불은 용의자가 병실로 들어간 뒤 30초 정도 뒤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장에서는 인화성 물질이 담겼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용기 2개(약 2리터)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이씨와 용의자 이씨는 분당구 구미동 한 건물의 4층과 3층에서 노래방을 운영해왔으며 영업권 등의 문제로 평소에도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감정의 골이 깊어진 용의자 이씨가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업종 경쟁관계로 갈등을 빚으며 불법사항 등을 서로 신고하기도 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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