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류현진(28)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2014시즌에 앞서 입장료를 대폭 인상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스포츠 구단의 마케팅 자료를 분석하는 ‘팀 마케팅 리포트’ 에 따르면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은 2013년에 비해 평균 입장료가 15.3% 올라 25.8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프리미엄 좌석을 뺀 금액으로 내셔널리그에서 독보적인 인상률 1위였다. 홈 팬들이 같은 지구 소속팀인 샌디에이고(평균 16.37달러)를 예로 들며 거센 항의를 쏟아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다저스 구단도 할 말은 있었다. 당시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의 평균 티켓 값이 27.93달러였다. 다저스의 홈 경기 입장료는 이보다 낮았고 특히 보스턴의 평균 티켓값(52.32달러)에는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다저스는 전년도(2013년) 관중 동원 1위 구단이었다. 입장료를 올려도 팬들이 다시 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실제로 2013년 374만여 명의 관중을 기록한 다저스는 2014년에도 378만2,337명을 동원해 2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 입장권 가격은 얼마이고, 어떤 기준으로 책정될까.
◇흥행에도 영향 미치는 입장권 가격
2012년 사상 첫 7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프로야구는 올해 800만 관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상 첫 10구단 시대가 열렸고, 총 경기수도 576경기에서 720경기로 크게 늘어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각 구단도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궂은 날씨에도 남녀노소, 가족 단위의 수많은 팬들이 변함없이 야구장을 찾는 사실은 희망적인 요소다.
800만 관중 돌파의 키는 2만석 이상의 홈 구장을 보유한 6개 구단이 쥐고 있다. LG와 두산, SK(이상 2만6,000석) 롯데(2만7,500석) KIA(2만2,244석), 그리고 10구단 kt(2만200석)이다. 이들의 홈 구장은 NC(1만4,164석) 한화(1만3,000석) 삼성(1만석) 넥센(1만2,500석)의 홈 구장보다 많게는 1만7,500명이 더 들어간다. 대구구장에서 기록한 3번의 만원과, 사직구장 한 번의 매진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관중 흥행은 구단의 호성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윤석민(KIA)과 김현수(두산) 이병규(LG) 이승엽(삼성) 등 간판 스타가 있어야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또 하나, 입장권 가격도 무시할 수 없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은 팬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이왕돈 두산 마케팅팀장은 “시즌이 끝나고 매년 12월 각 구단 마케팅팀장끼리 윈터 미팅을 한다. 이 자리에서 내년 시즌 입장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며 “물가상승률이 가장 중요하다. 구장 리모델링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구단 특성에 따라 자율 책정
한국야구의 ‘메카’로 불리는 잠실구장은 2년 전까지 최대 수용 인원이 2만7,000명이었다가 지난해 2만6,000명으로 줄었다. 익사이팅존을 만들고 관람석 사이 간격을 넓히는 등 관중의 편의를 우선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2014년 가격은 동결이었다. 올해서야 소폭 인상해 입장권을 팔고 있다.
잠실구장(두산 기준)은 평일 중앙석 6만원, 테이블석 4만원, 익사이팅존 2만원, 블루 지정석 1만5,000원, 네이비 지정석 1만원, 외야석 7,000원이다. 경기를 좀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기준에 따라 홈 플레이트와 가까울수록 가격이 비싸다. LG도 두산과 가격이 같지만 중앙석만 7만원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테이블석 인기가 가장 좋다. 예매가 시작하면 10분 안에 70%는 팔려나간다”고 귀띔했다.
SK의 홈인 문학구장은 다양한 좌석 종류가 특징이다. 일반석(9,000원)과 응원지정석(1만2,000원) 의자지정석(1만5,000원) 티그린존(1만원) 라이브존(5만원) 와이드존(1만원) 탁자지정석 1층/2층(3만원/2만5,000원) 내야 패밀리존(4인 기준 8만원) 한돈 외야패밀리(4인 기준 6만원) 외야파티덱(6인 기준 9만원) 이마트 바베큐존(8인 기준 16만원) 홈런 커플존(3만원) 스카이박스(10인 기준 60만원) 등 골라 예매하는 재미가 있다.
목동구장은 10개 구단 중 평균 입장료가 비싼 편이다. 평일과 주말(금요일 포함)의 가격 차가 꽤 난다. 프리미엄 현대해상 하이카석(평일 4만원/주말 5만5,000원) 현대해상 하이카석(3만원/4만5,000원) 탁자지정석 2층(2만5,000원/4만원) 프리미엄 블루석(1만7,000원/2만7,000원) 블루석(1만5,000원/2만5,000원) 지정석(1만3,000원/2만원) 내야석(1만원/1만7,000원) 등 주말에 평균적으로 1만원 이상이 더 붙는다.
한 야구인은 “모기업이 없는 넥센 구단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입장권 수익은 구단 운영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관중수에 1만원을 곱한 값이 한 시즌 입장권으로 버는 수익이라 보면 된다. 쉽게 말해 100만 관중이면 100억 원이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사진=잠실구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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