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유병재(28)의 급부상이 눈부시다. tvN ‘SNL 코리아’의 코너 ‘극한직업’에서 수시로 뺨을 맞는 매니저로 등장해 이름을 알리더니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로 나와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 안 되는 능청으로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이번엔 자신이 집필한 드라마 주인공이다. 10일부터 방송되는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에서 극본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8일 서울 상암동 DMS빌딩에서 열린 ‘초인시대’ 제작발표회에서 유병재는 ‘무한도전’ 고정멤버 후보에서 최종 탈락한 이야기로 웃음을 줬다. 그는 “식스맨은 제가 거절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탈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면서도 “사실 식스맨이 되면 ‘초인시대’를 배신할 생각도 했다”고 말해 개그맨 못지 않은 농을 쳤다.
‘초인시대’에서 유병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20대 취업준비생 병재를 연기한다. 그는 “쓸모 없는 존재로 치부되는 청춘들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는 설정의 사회 풍자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다소 황당한 콘셉트 안에 ‘초인시대’가 겨냥한 것은 ‘88만원 세대’ ‘삼포세대’로 불리는 요새 젊은이들과의 공감이다. 대학 4학년 복학생으로 나오는 그는 “이 세상엔 나를 위한 자리는 없다”는 말을 달고 살며, 돈을 아끼기 위해 화장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서글픈 청춘의 단면을 보여준다. 시종 주눅 든 표정에 초점 없는 눈동자로 ‘찌질한’ 캐릭터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작가로서 드라마에 대한 주제의식은 분명하다. “무능력한 젊은이들이 초능력을 가지면 어떨까라는 공상에서 출발한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초능력이 있다고 해서 세상살이가 녹록한 건 아니라는 점도 담고 있어요. 대단한 능력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젊은이들에게는 장애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면도 보여줄 겁니다.”
‘연기 하는 작가’라는 이례적 도전에 대해 유병재는 “대본도 쓰고 연기도 하는 게 너무 힘들다. 쉬는 날이 하루도 없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천연덕스러웠다. “작가가 현장에 있으니 쪽대본은 나올 일이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대본 내용도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배우를 생각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지난해 8월 한국일보닷컴이 만난 유병재에게선 이미 스타성이 보였습니다. ‘눈(SNS)사람’ 인터뷰입니다(▶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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