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모욕했다고 함부로 현행범 체포 못한다

경찰관 모욕했다고 함부로 현행범 체포 못한다

앞으로는 경찰관을 모욕했다고 해서 함부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게 된다. 경찰청은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경찰관에 대한 모욕죄 처리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해 일선 경찰서에 하달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경찰관을 모욕한 사람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을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는 등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와 현장 목격자를 확보하기 여의치 않는 등 증거수집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했다. 이를 제외하고는 피해 경찰관이 모욕 행위자를 고소해 보통의 모욕죄 사건과 동일한 절차를 밟도록 했다.

경찰청은 또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피해 경찰관을 배제하고 일선서 경제팀에서 사건을 전담하도록 했다. 그 동안 피해 경찰관은 모욕 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수사보고서, 현행범 체포서 등을 직접 작성한 후 동료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아 왔다.

이 같은 조치는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이미 알고 있고 현장에 다수 목격자가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데도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29일 경찰청장에게 모욕죄 현행범 체포로 인한 적법 절차 위반 및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