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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샤바브, 저비용 테러로 생존 모색

입력
2015.04.0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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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공격에 병력 절반 이상 잃고, 자금줄 석탄·중고차 수출도 막혀

비이슬람 교도·최대 효과 지역 집중, 잔인한 테러로 존재감 대내외 과시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 테러 희생자 유가족이 6일 수도 나이로비의 영안실에서 가족 시신을 확인한 후 실신해 적십자사 직원들에 안겨 실려가고 있다. 나이로비=AP 연합뉴스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 테러 희생자 유가족이 6일 수도 나이로비의 영안실에서 가족 시신을 확인한 후 실신해 적십자사 직원들에 안겨 실려가고 있다. 나이로비=AP 연합뉴스

근거지를 잃고, 공작금 부족 등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이슬람 테러집단 알샤바브(Al Shabab)의 테러 수법이 ‘저비용 타깃화’로 진화하고 있어 점점 더 대처가 어려워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알샤바브는 장갑차량 같은 무기도, 테러 자금으로 쓰일 불법 양귀밭이나 유전도 없지만 최근 잇따라 저비용 대형 테러를 저지르며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소말리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연계 세력인 알샤바브는 미군 무인기 공격 및 연합군 작전으로 지도자급 인사와 전투원들이 대거 사망했다. 또 최대 자금줄이었던 석탄이나 중고 자동차 수출 판로가 막히는가 하면 각종 자금 거래의 중심거점 등도 차례로 잃게 돼 테러 자금 확보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2010년 7,000여명에 달했던 알샤바브 전투원 수가 최근까지 약 3,000여명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대형 쇼핑몰 ‘웨스트게이트’ 폭발 테러를 시작으로, 버스 폭발, 채석장 총살 테러, 그리고 지난달 말 가리사 대학의 총기 난사까지 잇따라 자행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특히 가리사 대학 테러는 소수 정예병과 소총만으로 147명을 살해했다.

전문가들은 “테러 목표를 비 이슬람 교도로 명확히 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하고 명분을 얻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가리사 대학 테러 당시 테러범들은 기숙사 문을 일일이 열어 학생들에게 종교를 물은 뒤 비이슬람 학생들만 사살했다. 지난해 말 케냐 북부 만데라 채석장을 공격해 노동자 30여명을 살해할 때에도, 웨스트 게이트 테러 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비 이슬람교도들만 골라 사살했다. 알카에다 전문가 브론윈 브루톤은 “2013년 이전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테러에서 상당수의 이슬람 교도들이 함께 사망하자 알카에다가 이를 비난한 적이 있다”며 “그 이후 알샤바브가 테러 대상자들을 이슬람 비이슬람으로 명확히 분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동원병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테러 장소 선정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은 케냐 번영의 상징으로 꼽혀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며, 가리사 대학은 소말리아 국경과 가까운데다 비교적 치안이 허술하다. 또 두 곳 모두 비이슬람교도들이 특권을 누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이슬람 청년들은 경제적 기회가 적은 지역이다.

알샤바브 소속 테러범들이 소외계층이나 가난한 계층만이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맷 브라이든 나이로비 연구소 연구원은 “가리사 대학 테러범 중 한 명은 지역 단체장의 아들이었고 200달러짜리 정장을 입고 있었다”며 “알샤바브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무력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젊은이들이 더 이상 알샤바브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정상적인 사회체계를 갖추고 일자리도 제공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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