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만개한 벚꽃 향기가 봄바람을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기상청에서는 지난 3일 벚꽃이 공식적으로 개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개화 시점을 인정하는 기준은 서울기상관측소 내에 있는 관측표준목인 왕벚나무에서 꽃이 세 송이 이상 완전히 피었을 때라고 한다. 하지만 공식 개화와 관계없이 꽃들은 지천에서 피어나고 순식간에 떨어진다. 비바람에 흔들려 자연스레 떨어지는 꽃들도 있지만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는 경우도 있다. 직박구리 등 새들이 꿀을 빨아먹어 송이채 뚝뚝 떨어지는 경우가 그것이다. 지난 밤, 새들에게 먹이를 내준 벚꽃 잎들이 밤새 그림처럼 차 유리창에 내려앉았다. 때로는 지는 꽃이 더 아름다운 법. 호수에 자수를 놓은 듯 수줍은 모습이 나무와 한 몸일 때 보다 아름답고 처연하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여의도 벚꽃축제도 당겨졌다. 올 봄 찬란한 꽃들의 군무를 보며 눈의 호사를 누려 보시길.
왕태석 멀티미디어부차장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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