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이상 자녀부터 30만원, 6세 이하 2명부터 15만원씩 공제
표준ㆍ근로소득 세액공제액 늘리고 원천징수세액, 납세자가 선택하게
기획재정부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꾼 2013년 세법 개정이 당초 예상대로 저소득자에게는 평균적으로 세금 부담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결론 지었지만 당초 당정이 합의한 보완대책은 그대로 추진키로 했다. 세액공제 방식 전환에 따라 1인 가구가 느끼는 세 부담이 커지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도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다자녀 공제가 확대된다. 3명 이상 자녀를 둔 경우 3자녀부터 1인당 세액 공제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없어졌던 6세 이하 자녀공제도 되살아 난다.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인 사람은 2자녀부터 1명당 15만원씩 세액공제를 받는다. 기재부는 해당 연도에 출산이나 입양을 할 경우 자녀 1명당 30만원씩 세액을 공제해주는 출산ㆍ입양공제도 되살렸다. 이에 따라 최근 자녀를 출산한 다자녀 가구는 적지 않은 세금을 돌려받게 된다. 가령 6세 이하 자녀가 3명이라면 원래 20만원만 세액 공제를 받았지만, 보완대책을 적용하면 6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중 지난해 쌍둥이를 출산한 경우라면 공제액은 120만원(다자녀 추가공제 30만+6세이하 자녀공제 30만원+출산공제 60만원)으로 확 뛴다.
공제 혜택이 주로 2인 이상 가구에 집중되면서 독신자의 체감 세금 부담이 늘어 ‘싱글세’ 논란이 불거졌던 데 따른 보완대책도 포함됐다. 기재부는 표준세액공제 금액을 현재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1만원 올리기로 했다. 표준세액공제는 건강보험료나 의료비, 교육비 등 공제대상 지출이 거의 없는 경우 일정금액을 세액공제로 차감해주는 제도로, 기재부는 약 229만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근로소득세액공제 금액도 적잖이 늘어난다. 근로소득세액공제는 산출세액(과세표준x세율)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을 세액공제로 차감해주는 제도다. 지금까지 산출세액의 50만원 까지는 55%를, 50만원 초과 금액에는 30% 비율로 공제액을 산출했지만 앞으로는 기준을 130만원으로 상향한다. 130만원 이하는 55%, 초과는 30%로 공제액을 산출한다. 가령 총급여가 2,850만원인 사람은 기존 산출식에 따른 근로소득세액공제액이 53만원이지만 새 산출식을 적용하면 73만원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지금까지 5,500만원 이하 소득자는 일괄적으로 66만원이었던 근로소득세액공제액 한도를 3,300만원 이하는 74만원, 4,300만원 이하는 66만~74만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급여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의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기존 12%에서 15%로 인상하는 방안도 보완대책에 포함됐다.
간이세액표도 보완한다. 납세자가 원천징수 시 간이세액의 80%, 100%, 120% 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적게 떼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에 대한 불만이 들끓자 납세자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80%를 선택하면 덜 내고 덜 돌려받게 되고, 120%를 택하면 더 내고 더 돌려받게 된다.
이와 함께 간이세액표를 바꿔 1인가구의 원천징수세액도 늘린다. 공제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1인 가구는 연말정산 때 유독 더 많이 ‘토해내는’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아예 다달이 많이 걷어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얘기다. 물론 이 같은 간이세액표 조정은 납세자의 실제 세 부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또한 ‘조삼모사’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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