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의 투구 내용에 따라 각 팀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윤석민(KIA)과 윤규진(한화) 윤명준(두산) 등 이른바 ‘윤 트리오’의 활약이 빼어난 반면 봉중근(LG)과 임창용(삼성)은 벌써 1개의 블론 세이브를 했다.
윤석민은 역시 윤석민이었다. 잘 나가는 KIA의 중심에는 그가 있다. 윤석민은 3경기에 등판해 3⅓동안 2피안타 1실점하며 3세이브를 챙겼다. 첫 등판인 광주 LG전에서만 1실점했을 뿐, SK(1일)와 kt(5일) 타자를 상대로는 안타 없이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한때 미국 무대에서 복귀한 그를 마무리로 쓰는 것에 대한 팬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지금까지는 KIA의 최대 불안 요소이던 불펜이 안정돼 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사실 최근 몇 년간 1~3점 차에서 역전 당한 경우도 있지만 5점 정도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한 적도 꽤 많다”며 “윤석민의 가세로 그런 염려는 없어졌다”고 했다.
윤규진은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의 선택으로 마무리 자리를 꿰찬 뒤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6일까지 3경기에서 6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2세이브다. 윤규진은 이닝 소화 능력이 남다르다. 3월28일 목동 넥센전 3이닝, 29일 목동 넥센전 1⅔이닝, 2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1⅔이닝을 소화했다. 두산 선수들은 윤규진에 대해 “직구도 묵직하지만 변화구가 좋다.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정말 예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명준은 ‘초짜’ 치고 상당히 안정적이다. 윤규진과 마찬가지로 3경기에 출전해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2세이브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등판이 전무했던 그는 시범경기 출전만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몸 상태도 상당히 좋다. 그는 “이제 고작 시즌 초반이다. 다행히 마운드에서 떨리지는 않더라”며 “노경은 선배가 돌아와도 내가 마무리를 한다면 30세이브는 꼭 넘기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SK 마무리도 윤씨다. 윤길현(SK)마저 좋은 투구 밸런스를 보인다면 ‘윤 트리오’가 아닌 ‘윤 콰르텟’이 된다. 일단 지금까지는 3명의 선수에 비해 조금 불안했다. 윤길현은 1⅓이닝 무실점한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에만 2개의 볼넷을 내줬다. 5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2개의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하지만 김용희 SK 감독은 큰 걱정 없다. 프로 14년차 베테랑의 경험을 믿고 있다. 윤길현도 “올해 왼손 타자들에게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할 것”이라며 “마무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나란히 30세이브 이상씩을 거둔 봉중근과 임창용은 출발이 좋지 않다. 봉중근은 3일 경기 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고, 임창용도 5일 ⅔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선발 차우찬의 승리를 날려 버렸다. 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 모두 마무리 교체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시즌을 길게 보면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이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사진=KIA 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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