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올 시즌 넥센은 두 가지 물음표가 붙었다. 확실한 토종 선발 부재와 강정호(28ㆍ피츠버그)가 떠난 유격수 공백이었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이를 두고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특히 “지난 2년간 투수만 놓고 보면 실패한 감독”이라며 마운드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넥센이 믿었던 토종 선발 카드는 한현희(22)와 문성현(24)이다.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한 한현희는 사이드암인데도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진다.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고자 스프링캠프 기간 체인지업과 싱커도 가다듬었다. 문성현은 지난해 팀 내 국내 투수 최다인 9승을 올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한현희와 문성현은 지난 4, 5일 목동 SK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해 동반 부진했다. 한현희는 4이닝 6실점, 문성현은 3⅓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3, 4선발이 초반부터 죽을 쒔던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6일 현재 넥센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7.76으로 최하위다. 선발 평균 이닝 또한 4⅔이닝으로 kt, SK, 한화와 함께 가장 적다. 선발이 일찌감치 많은 점수를 헌납하면 아무리 방망이의 팀이라도 힘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직 비 때문에 등판 일정이 밀린 김대우(27) 역시 믿음을 심어주기에는 커리어가 부족하다.
넥센은 금민철과 하영민, 최원태, 김해수 등 다른 선발 후보들을 준비시켜놨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결국 한현희와 문성현을 끝까지 3, 4선발로 버텨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 갔다. 중간 계투에 있을 때는 괜찮지만 이제는 선발로서 맞더라도 다른 구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넥센은 또 강정호의 공백을 여실히 실감하고 있다. 유격수 수비는 김하성(20)이 기대 이상으로 해줘 큰 문제가 아니지만 공격이 문제다. 염 감독은 “강정호가 없으니 하위 타순이 약해 보이긴 하더라”고 인정했다.
넥센은 지난해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쏘아 올린 강정호를 대신할 파워히터로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3)를 점찍었다. 스나이더는 꾸준히 6번 타자로 기회를 받았으나 타율 1할5리(19타수 2안타)로 침묵했다. 장타율도 고작 1할5리에 그쳤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삼진을 8개나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5번 자리에서 제 몫을 하던 김민성(27)은 발목 부상으로 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계산대로 시즌 운용이 안 되자 염경엽 감독은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사진=넥센 한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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