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800억원ㆍ현물 200억원 규모
다른 기업 후원 동참 촉매제 역할
조양호 조직위원장 "천군만마 얻었다"
삼성그룹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1,000억원 규모를 후원하기로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삼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글로벌 톱(The Olympic Parter) 스폰서로 대회를 후원하지만, 로컬 스폰서로도 참여함으로써 유치 과정부터 맺어왔던 평창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평창조직위는 6일 서울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삼성그룹과 공식 후원사 협약식을 가졌다. 삼성과 조직위는 이례적으로 현금 800억원과 현물 2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의 후원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평창 올림픽의 톱 스폰서이자 로컬 스폰서로 대회를 ‘이중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오늘 삼성이 평창 동계올림픽 로컬 후원사로 참여함에 따라 조직위는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얻게 됐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사회적 기업의 소임을 다하고자 쉽지 않은 결정 내린 삼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곽영진 조직위 부위원장도 협약식이 끝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이미 IOC 톱 스폰서를 체결해 로컬 스폰서로 들어올 필요가 없었지만 큰 결단을 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진 삼성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힘을 보태게 됐다”며 “이 후원으로 모든 준비가 완벽하고 순조롭게 진행돼서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로컬 스폰서십으로 충당해야 하는 후원액 규모는 8,500억원 가량이다. 삼성이 1,000억원 규모의 후원을 결정하면서 조직위의 스폰서십 목표액 41%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평창 올림픽후원 협약을 맺은 기업은 삼성의 참여로 대한항공, KT, 영원아웃도어, 파고다어학원, 삼일회계법인 등 6곳으로 늘어났다.
조직위는 삼성의 로컬 스폰서 참여로 스폰서 모집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 부위원장은“올해부터 스폰서 모집에 속도가 날 것 같다”며 “스폰서십 목표액의 41% 정도를 달성했는데 올해 말까지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의 후원액 확정으로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부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찬왕 조직위 마케팅 국장은 “삼성의 후원 규모는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의 후원 동참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월드와이드 후원사로 IOC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8월에는 IOC와 재계약을 통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까지 톱 스폰서 후원 기간을 연장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톱 스폰서로 무선통신과 태블릿ㆍ노트북ㆍ데스크톱 PC 등 전자 기기를 후원한다. 삼성은 평창올림픽에서 톱 스폰서와 로컬 스폰서로 대회에 참여하면서 여타 계열사까지 후원에 따른 권리 행사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프린터와 복합기 등 IT 제품뿐만 아니라,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도 현금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제일모직은 대회운영에 필요한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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