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수상ㆍ후보작 54종 한자리
역대 수상작 600여종 연도별 정리
정육면체 큐브에 총목록 담아
전국 주요 도서관ㆍ서점도 참여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의 한국출판문화상 제55회 수상작 후보작 총 54종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시가 7일 서울도서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막된다.
한국일보가 1960년 제정해서 운영해온 이 상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상이자 현재 유일한 출판상이다. 매년 10월 중순~11월 초 출판사들이 응모하고 예심과 본심을 거쳐 연말 최종 수상작을 발표한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시상 부문에 변화가 있었지만 공정한 심사로 변함없이 권위를 지켜왔다.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하나대투증권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출판문화상이 걸어온 길을 55회 선정도서와 나란히 소개한다. 55회 수상작은 저술(학술/교양 두 부문), 번역, 편집, 어린이ㆍ청소년의 5개 부문 총 6종(표 참조), 마지막까지 상을 다툰 후보작은 48종이다.
제정 당시 이 땅의 출판계는 황무지에 가까웠다. 1960년 한 해에 국내에서 나온 책은 1,600여종에 불과했다. 매년 6만종 이상 신간이 쏟아지는 오늘날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조악한 전집류와 정체 불명 번역서, 저질 덤핑도서가 난무하던 그 시절, 양서를 가려 출판 진흥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로 탄생한 한국출판문화상은 출판계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 상의 역사는 한국 현대출판의 역사나 다름없다. 55년간 총 600종이 넘는 역대 수상작 목록은 1960년 이후 이 땅에서 나온 중요한 책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출판사가 없어졌거나 정확한 서지 사항을 알 수 없는 책이 수두룩하다. 이번 전시는 한국일보 기사 스크랩북에 바스라질 듯 누렇게 바랜 종이 쪼가리로만 남은 책까지 불러낸다. 역대 수상작을 연도별로 정리한 총목록을 정육면체 큐브에서 볼 수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은 이 땅의 현대 지성사이기도 하다. 1960년대 수상작만 봐도 제1회 남광우의 ‘고어사전’을 필두로 이희승 ‘국어대사전’(1962), 고유섭 ‘한국미술사급미학논고’(1963), 김두종 ‘한국의학사’(1966), 김원룡 ‘한국미술사’(1968) 등 기념비적 저작이 줄을 잇는다.
한국출판문화상과 55회 선정도서를 널리 알리는 이번 전시에는 전국의 주요 도서관과 서점도 참여한다. 서울도서관 전시가 27일까지 열리는데 이어 경기도, 인천, 울산, 부산 지역 대표도서관을 포함한 5개 도서관과 서울 영풍문고가 4~9월 일제히 협력전시를 펼쳐 한국출판문화상과 동행한다.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뜻을 함께하는 이 행렬은 계속 확대 중이다.
협력전시 일정 ▦인천미추홀도서관=4월 중순~5월 말 ▦수원선경도서관=5월 4일~31일 ▦울산중부도서관=9월 1~30일 ▦부산시민도서관=9월(이상 지역 대표도서관) ▦서울 중랑구립정보도서관= 4월 12일~25일 ▦서울 영풍문고=4월
서울도서관 전시 관람 시간 평일 오전 9시~밤 9시, 주말 오전 9시~오후6시. 월 휴관. 무료. (02)2133-0300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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