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복귀 후 공들여
긴 경영 공백 끝에 작년 12월 초 복귀를 선언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그가 택한 첫 행선지는 이라크였다. 경영 복귀 나흘 뒤 김 회장은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았다. 내전으로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철수하고 있지만, 한화건설만큼은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믿음을 그들에게 심어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 결실이 4개월 만에 이뤄졌다. 한화건설은 5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가 발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추가 공사를 21억2,000만달러(약 2조3,400억원)에 수주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날 바그다드에 있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별관에서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이사,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등 한화 관계자와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 등 이라크 정부 인사들은 비스마야 신도시 소셜인프라 공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에서 따낸 누적 공사 수주액은 100억달러를 돌파(총 102억달러)했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는 분당 신도시급 규모인 10만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와 연계된 추가 공사. 60만명 가량이 거주하게 될 이 지역(1,830만㎡)의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300여곳 학교를 비롯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 필수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금액의 10%인 2억1,200만달러는 계약체결 60일 이내에 선수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지급받기로 해 공사대금 수금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제2, 제3의 수주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100만호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라크는 한화에게 제2 중동 붐의 전초기지”라고 말했다.
한화측은 이라크를 넘어 중동지역 전체로 진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이란의 핵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경제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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