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충민공계초’와 대조… 동일문건으로 확인
그간 분실된 것으로 추정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물 6점 중 ‘장계(狀啓)별책’이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발견됐다.
이순신 전문가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충민공계초(忠愍公啓草)’를 분석한 결과 “‘충민공계초’가 바로 ‘장계 별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장계별책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왕실에 올린 보고서 68편을 모은 책으로,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임진장초(壬辰狀草)’와 함께 덕수이씨 충무공 종가에 전해지던 것이다. 이순신 사후인 1662년 만든 필사본이다. ‘임진장초’ 외에 충무공이 올린 다른 장계들을 ‘장계 별책’으로 불러왔는데, 확인 결과 ‘충민공계초’였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정조 때 간행된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돼 알려져 있었지만 1920년대 일제가 충무공 관련 유물을 조사한 이후 원본 행방이 묘연했다. 이 때문에 1959년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서간첩’ 등 총무공 종가에서 보관하던 다른 유물이 국보로 지정될 당시 누락됐었다.
노 소장은 수 개월에 걸쳐 ‘충민공계초’를 분석하던 도중 1928년 일제가 ‘장계 별책’ 일부를 촬영한 원판 사진을 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자료에서 찾았고, 책 실물과 사진을 대조해 두 책이 같은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100여점 이상의 관련 사진 중 장계 사진을 찾아 책과 대조했는데, 얼룩까지도 똑 같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총독부가 1928년 2월 이순신에 관한 문서와 유물 일체의 촬영을 마친 이후 1959년 사이 원본이 없어진 것으로 추정됐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박물관은 2012년 개관 이후 유물을 구입 및 수집하는 과정에서 ‘충민공계초’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여전히 분실 상태인 이순신 장군의 유물은 ▲난중일기 초고본 중 을미년(1595년) 일기 ▲생전 사용하던 쌍룡검 ▲해남 충무사에서 도난 당한 영정 ▲부하들에게 보낸 문건인 감결(甘結) ▲사후 우의정으로 봉한 선조의 교서 등 5점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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