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공직 생활은 건강보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947년 생으로 경북 예천 출신인 그는 대구 계성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거쳐 1971년 행정고시(10회)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 발을 들였다. 1977년 의료보험 도입 때 보험관리과장으로 의료보험 시행 준비에 참여했고, 1987년에는 의료보험국장으로 의료보험 전국민 확대의 기본 설계를 맡았다. 1989년 직장과 지역으로 나뉘었던 의료보험 통합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하자 당시 보사부 공보관이던 김 전 이사장은 “통합 시 근로자 건보료가 2.8배 오른다”는 자료를 배포,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여론이 들끓자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결국 통합은 무산됐다. 1999년 건보 통합이 다시 논의되자 당시 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이던 김 전 이사장은 재차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아직 소득 파악률이 낮아 소득 단일 기준으로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는 결국 직권 면직됐고, 건강보험은 2000년에 통합됐다.
이후 그는 대구한의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에서 겸임 교수로 지내며 건보 제도를 가르치고 연구했다. 공직을 떠난 지 12년 만인 2011년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했을 때는 건보통합 반대론자라는 이유로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취임 후 ‘건보공단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건보 체계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 반대자들도 지지로 돌아섰다. 2013년 7월에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건보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출범시켜 기형적인 부과체계 개편을 주도했으나, 계속 미뤄지면서 개선안을 내놓지 못한 채 퇴임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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