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박주영 오늘 복귀무대… "팬들 기뻐하는 모습 보고싶다"
박주영이(30ㆍFC서울)이 2,409일 만에 K리그에 복귀한다. 2008년 8월 30일 광주 상무와의 경기를 치른 지 7년 만의 U턴이다.
지난달 11일부터 FC서울 훈련에 합류한 박주영은 직전 소속팀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이 속한 사우디 축구협회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지 못해 국내 무대 복귀전을 미뤄왔다. 서울은 2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ITC가 접수돼 박주영의 이적이 승인됐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주영은 4일 오후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 나서게 됐다.
박주영은 이날 제주전 훈련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내가 프로 축구선수 생활을 처음 했던 곳이다. 서울팬 여러분들과의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며 “팬 여러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골 가뭄에 시달리며 개막 후 3연패를 당한 서울은 박주영 투입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난 전북전과 포항전에서는 김현성(26)과 윤주태(24)가 한 골씩 책임졌지만 현재까지 무승3패로 클래식 12팀 중 11위에 머물러있는 서울이다. 박주영의 복귀전 상대팀인 제주는 1승2무로 6위에 올라있다. 2일 제주전 미디어데이에서 박주영을 기용하겠다고 밝힌 최용수(42)서울 감독은 박주영의 골 결정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센터 포워드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개월 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박주영의 실전 감각이 살아날 지가 확실치 않다. 박주영은 지난해 12월19일 알샤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경기에 출전한 뒤 계속 벤치를 지켰다. 이 때문에 박주영은 복귀 후 훈련에만 집중하며, 연일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는 것이 구단 측의 전언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컨디션이 정상의 70% 정도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스스로의 실전 감각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는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경기감각은 뛰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골 넣고서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가 즐거워야 보는 이도 즐거우니 나부터 즐겁게 뛰겠다”고 힘 줘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뛴 이후 2015 호주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 박주영은 대표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일단 대표팀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다. 팀에 빨리 녹아 드는 게 가장 큰 목표고 경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설명했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대표팀 감독에게 보이고 싶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모습은 따로 없다”며 말을 잘랐다. 지난달 31일 대표팀에서 은퇴한 팀 동료 차두리(35)에 대해서는 “두리형과 같이 (축구를 함께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주영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는 8강전까지 출전하지 못한다. AFC가 출전자 등록을 이미 마감했고 16강전이 끝난 뒤 추가 등록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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