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격적 M&A로 사업 다각화…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변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격적 M&A로 사업 다각화…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변신

입력
2015.04.03 15:35
0 0

시너지 효과 톡톡… 2년간 국내외 4개사 인수

원가 개선 등 힘입어 실적 호조, 주가 1년새 444%나 급등

글로벌 시장 거점 확보 위해 유럽·중남미 등 현지기업 물색

지주사 보증 3000억원 규모, 올해 영업이익 1000억 예상

조점근(왼쪽) 동원시스템즈 사장과 이현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조점근(왼쪽) 동원시스템즈 사장과 이현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동원시스템즈는 롯데알미늄에 이어 규모 면에서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동원그룹의 신성장축이다. 꼭 1년 전 9,000원 선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4월 초 현재 4만원대로 무려 444% 나 수직 상승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급격한 주가변동을 놓고 시장에선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 내부사정을 아는 주식 전문가들은 앞으로 해외 시장 개척 등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과연 최근 2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시장은 이같이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동원시스템즈의 주가상승은 잇따른 인수합병(M&A)의 효과로 실적이 큰 폭 개선된 점이 주요 동인이다. M&A가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에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인수합병 후 오히려 사세가 기우는 기업 또한 적지 않다. 동원시스템즈는 2013년 대한은박지, 2014년 한진피앤씨와 테크팩솔루션, 탈로파시스템즈 등 국내외 4개 기업을 인수하며 정밀기기업체에서 알루미늄호일, 박스, 특수필름, 캔 등을 만드는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은 부실한 재무구조를 보유한 피인수 기업들의 실적을 단기간에 정상화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실제로 2014년 1월 적자기업이었던 한진피앤씨를 인수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792억원으로 전년 대비 60억원 감소하였으나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이현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선임연구원과 동원시스템즈의 조점근 사장을 만나 회사의 현황과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2013년부터 공격적인 M&A로 사세를 불려 왔다. 대한은박지 인수부터 태평양 사모아섬에서 참치캔을 만드는 탈로파시스템 인수까지 과연 어떤 전략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나.

“동원시스템즈가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서로 중첩되지 않고 차별화된 각분야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M&A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13년 1월 알루미늄호일과 파우치 포장재 전문기업인 44년 역사의 대한은박지 합병을 시작으로 2014년 1월엔 세계적 기업인 코닝에 납품하는 보호필름 제조에 특허를 가진 한진피앤씨를 인수했다. 이어 오비맥주 코카콜라 롯데칠성 등에 병을 공급하는 3,000억원 대의 두산 테크팩솔루션과 미국과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해 태평양 사모아섬에서 참치캔을 만들어 스타키스트에 납품하는 탈로파시스템즈를 사들였다. 포장재 다각화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룹사인 동원F&B에 대한 의존도가 30%로, 그만큼 고객사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M&A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향후 글로벌 시장진출 계획은.

“대한은박지 합병 후 공동 구매와 영업 운영에 따른 원가 개선으로 2012년 영업손실 50억원에서 2013, 2014년 각각 영업이익을 12억원, 39억원 달성했다. 대한은박지와 한진피앤씨, 테크팩솔루션, 탈로파시스템 등 포장재 4개사는 2014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29억 증가한 4,697억원으로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47억원에서 227억원으로 늘었다. 이들 기업이 동원시스템과 합병하면서 구매통합에 따른 구매단가 인하와 공장의 이전 통합 등을 통한 원가개선으로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했다. 또 영업망이 통합되고, 거래처도 늘어나 박스부터 유리병까지 포장재 일괄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영업 확대는 물론 물류비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포장재 전 분야에 걸쳐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동원프로덕트시스템’이란 우리만의 독특한 혁신기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혁신 노하우와 생산시스템을 통해 M&A 이후 성과를 높일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확보를 위해 중남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별로 현지 기업들의 M&A를 현재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물론 2014년 3개사 M&A로 향후 1, 2년은 재무안정성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달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환사채(CB)발행 한도를 3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5배 각각 높였는데 M&A를 위한 실탄확보 차원인가.

“최근 잇따른 M&A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현재 간접금융만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고 있어 향후 직접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 한도를 상향한 것이다. 재무적 안정성 차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추가 M&A를 고려한 조치라고 단정 짓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당장 M&A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 된 것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 성장성이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기업이라면 언제든 인수에 관심이 있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연결기준으로 볼 때 단기 차입금과 매입채무를 포함한 유동부채가 2,394억원으로 높은데.

“매입채무와 차입금 가운데 단기 차입이 많은 편이다. 워크아웃 상태였던 한진피앤씨인수 이후 올해 말까지 차입금 상환이 연장돼 현재 채권상환 유예상태이다. 차입금 규모는 530억원 정도로 연말쯤 은행과 협의를 거쳐 단기를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하면 유동부채 규모가 줄어들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M&A에 관심이 높은데 어느 지역이 우선 고려 대상 인가.

“세계 포장지 시장 규모는 550조원을 웃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은 글로벌 시장이다. 지금도 1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하고 있어 내년이면 국내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포장재 회사는 다들 지역 거점에 공장을 갖고 먼저 지역을 석권한 후 세력을 확대해 간다. 동양시스템즈는 아시아권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진출을 위해 현지기업의 M&A를 물색 중이다. 여의치 않다면 베트남에 우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리공장을 만드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또 남미에선 에콰도르와 유럽에선 스페인 등에 관심이 많다.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이고 지역 거점 확보에 유리한 기업으로 규모는 5,000억원 이상이다.”

-연구개발(R&D) 상황은 어떤가.

“현재 동원시스템즈와 한진피앤씨, 테크팩솔루션은 각 사별로 연구소를 두고 있다. 조만간 이를 통합해 수도권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신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해 산업체와 학교, 연구소를 연계해 고분자 등에 대한 연구,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첨단분야 신소재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수출에 있어 제안영업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앞으로 R&D 투자를 전체 매출의 10% 정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의 인프라코어나 SPC그룹의 삼립식품처럼 동원시스템즈는 그룹 내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며 자회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활용하는 듯 한데.

“동원그룹은 동원산업(원양어업ㆍ물류), 동원 F&B(식품제조ㆍ판매), 동원시스템즈(종합포장재 제조)의 3대 축으로 이뤄져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수출규모가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으로 2018년까지 수출 3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포장재 전문기업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동원시스템즈 최대주주는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인데 지배구조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분 84.93%로 최대주주다. 또 동원엔터프라이즈 최대주주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지분 보유율은 67.98%이다. 다음으로 김재철 회장 24.50%, 동원육영재단 5.01%, 소액주주 0.42%이며 나머지는 친인척과 남도장학회 등이 보유하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시스템즈의 M&A에 대한 지급보증 부담이 클 텐데.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하면서 지주사 보증이 3,000억원 규모가 된다. 차입금 만기가 2017년까지로 아직 3년이 남았다. 동원시스템즈의 올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이를 것이어서 이 기간에 차입금을 갚아간다면 지주회사 보증이 해소될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동원시스템즈 SWOT분석

▦강점 (Strength)

- 인수 합병된 자회사들 간의 중복되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 탄탄한 그룹사의 내부 자체 수요 및 지속적인 고객사 다변화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 전망

▦약점 (Weakness)

- 기업경기 위축으로 인한 통신 부문의 성장률 둔화

- 잇따른 기업 인수 합병에 따라 재무 안정성의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

▦기회 요인 (Opportunities)

- 미국의 소비경기 회복과 탈로파시스템즈의 인수에 따른 북미 진출에 대한 기대감

- 한진피앤씨 인수로 인한 글로벌 신소재 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

▦위기 요인 (Threats)

- 원화 약세 지속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감소 가능성

- 중국과 유럽의 소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