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가 미국 뉴욕에서 주목 받고 있다.
3일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뉴욕 총영사관 내 ‘갤러리코리아’에서 10일까지 열리는 사진작가 김형선씨의 ‘해녀’사진전에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사진편집자를 비롯 뉴욕 현지 문화예술 전문 매체, 유럽 언론들도 이번 사진전에 대한 취재 열기를 보였다.
이번 전시는 약 20년간 인물 광고사진 작업을 해오던 김씨가 해녀를 주제로 한 사진 영상 작품 가운데 사람 크기로 제작한 20여점의 사진과 해녀가 물질하는 동영상, 실제 물질에 사용되는 도구로 구성했다. 김씨는 제주도 해녀의 가족과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배려정신 역사성 지역적 특수성에 매료돼 지난 2012년부터 제주에 상주하며 작업해왔다. 그 동안 해녀 사진집이나 전시는 대부분 흑백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스타일이었는데 비해 이번 전시는 예술적으로 접근한 작품들이라 눈길을 끈다.
미 교양잡지 뉴요커는 최근 이 전시 소개 기사를 통해 해녀는 숨쉬는 장비도 없이 2분 가량 10m까지 잠수할 수 있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도구인 테왁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또 가장 젊은 해녀는 38세, 가장 나이 많은 해녀는 90세가 넘었다며 해녀의 마지막 세대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김씨는 사진을 통해 해녀의 역사와 이들의 기쁨, 슬픔을 사진에 담았다고 평가했다. 그는“해녀분들의 사진을 찍는 게 쉽지는 않았다. 사진 자체를 피해버렸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그들은 강인한 정신과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작업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매일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었다”고 뉴요커에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지원자가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를 맞은 제주 해녀를 다뤘다. 이 신문은 9년간 해녀 조사에 참여했던 제민일보 관계자를 인용해 “해녀는 한국의 첫 워킹맘이었다”며 “한국에서 여성 독립과 강인함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960년대 2만6,000명에 달했던 해녀는 현재 4,500명으로 줄었고 이들 중 84%가 60세 이상 고령이며 올해 3명을 포함해 2009년 이후 40명의 해녀가 세상을 떠나 해녀 문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3월 유네스코에 제주 해녀문화를 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했다. 해외문화홍보원은 이번 전시가 201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조희성 뉴욕 한국문화원 큐레이터는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전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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