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구체적인 것 없어" 부인
2013년 양국 두 차례 거론은 인정
정보 우회 입수 의구심 속 진실공방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로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에 이어 미국의 민간업체까지 국방부를 압박하면서 사드를 둘러싼 정부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의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사드 시스템을 사들일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과 한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미 측의 결정도, 요청도, 협의도 없었다’는 ‘3NO’를 공식입장으로 내세우면서 선 긋기에 나섰던 정부의 기존 설명과 상반되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2일 외신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나승룡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받은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사드 문제가 한미 양국 사이에 거론된 사실은 인정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3년 5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의 국내 연구개발을 위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미국을 방문, 사드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업체로부터 아무런 자료도 받지 못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국내에서 열린 공군 주최 방공포병 전투발전 세미나에서 록히드마틴사의 선임연구원이 무기체계를 소개하는 발표자로 나선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당시 록히드마틴 측 연구원은 일방적으로 사드의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한반도 방어 시뮬레이션 검증 결과를 보여주며 “3개 포대를 배치하면 북한의 공격에 완벽한 방어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 록히드마틴의 논리가 그대로 먹혀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우리 정부가 록히드마틴을 통해 우회적으로 사드 관련 정보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이 9일 방한해 1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국방부는 “사드 문제는 공식 의제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사드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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