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최강 넷마블과 손잡고
낮은 수수료에 마케팅도 함께 해
'레이븐' 구글플레이 매출 1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개척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게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즐기는 사람들이 카카오톡에 연동해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모아 놓은 서비스다. 한때 카카오게임은 모바일게임 인기순위 1~10위를 줄 세울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카카오게임 포함 여부에 따라 게임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여기에 제동을 거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바로 맞수 인터넷업체 네이버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레이븐’이 양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장터인 구글플레이ㆍ앱스토어에서 모두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레이븐은 출시 5일 만에 내려받기와 매출 1위에 올라 아직까지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넷마블은 내놓는 게임마다 항상 상위권에 올려놓는 모바일게임 최강 개발사다. 그런데도 레이븐의 성공이 특히 화제가 된 이유는 모바일게임 성공 지름길로 통하는 카카오게임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넷마블은 네이버와 손잡고 공동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과시하듯 레이븐은 게임 이름에 네이버와 함께 한다는 뜻의 ‘with naver’가 따라 붙는다.
양 사의 협력 방식은 독특하다. 네이버가 레이븐의 마케팅을 함께한다. 네이버와 넷마블은 배우 차승원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함께 제작하고, 네이버의 컴퓨터(PC) 및 모바일 사이트에 레이븐 배너 광고를 계속 띄우는 방식으로 협력한다. 사전공개 행사 등은 네이버에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지원한다. 양 사는 레이븐 마케팅에만 약 15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동마케팅이 양 사 모두의 묘수로 보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모바일게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전에도 네이버는 카카오게임처럼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라인게임, 밴드게임을 운영했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넷마블 역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와 손잡아 다른 게임업체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또 카카오게임을 거칠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 걱정도 덜었다. 카카오게임에 들어가면 판매 수익을 다음카카오가 21%, 앱 장터 운영업체인 구글이나 애플이 30%를 갖고 나머지 49%는 개발업체와 유통업체가 나눠 갖는다. 반면 네이버는 다음카카오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네이버와 협력하는 두번째 게임 ‘크로노블레이드’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크로노블레이드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 다음카카오의 위상은 더욱 흔들리게 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로노블레이드도 무난히 흥행궤도에 오를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카카오게임 대 네이버 지원 게임의 대결 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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