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8시즌 연속 챔피언을 꿈꾸던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독재’가 종지부를 찍었다. V리그 7연패에 빛나는 관록의 삼성화재가 창단 2년차 막내구단 OK저축은행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지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삼성화재는 2007~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챔프전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프로 출범 이전 ‘백구의 대제전’ 시절 1997년부터 2004년까지 8연패를 달성한 것까지 포함하면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배구는 ‘삼성화재 손아귀’에 놓여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화재 사령탑 신치용 감독은 매년 시즌이 시작될 때면 삼성화재가 어느 때보다 약팀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하면서도 매번 위기를 딛고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끌어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코트의 제갈공명’이다. 삼성화재는 V리그 우승을 독차지하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늘 뒷순위로 밀려 좋은 선수를 데려올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대교체는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에는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가 리그 초반 몇 경기만 뛰고 입대했다. 삼성화재는 국가대표 한 명 없이 올 시즌을 치렀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신 감독은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 배구를 ‘몰빵’배구라고 폄하하지만 외국인 선수로 누구를 데려오든 성공 할 수 있었던 것은 신 감독의 지도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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