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광주 외치는 미꾸라지 꼴", 50ㆍ60대 중심 새정치 외면 확연
새정치 "관악을 이어 텃밭까지…" 열흘새 두 차례 찾아 호남 다독이기
천정배 "호갱정치 더 이상 안돼", 지지율 1위 여세 몰아 자신감 충만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1일 또다시 광주에 총출동했다. 지난달 22일 아시아문화전당특별법 보고대회를 명목으로 광주를 찾은 데 이어 두 번째다.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잦은 광주행은 광주 서을 지역구에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의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상당히 이반된 광주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광주 서을 지역구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대부분 “거수기 노릇도 한 두번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공허하게 퍼지는 새정치의 호소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형 사회통합 일자리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붙잡기 위한 당부인 셈이다. “4ㆍ29재보선에서 야권분열의 야권분열의 먹구름이 밀려온다”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걱정과 “분열이 아닌 단결을 선택해달라”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호소도 이어졌다.
당 지도부가 열흘 새 두 차례씩이나 광주를 찾은 것은 위기감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민모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이 관악을에 출마한 가운데 광주서을마저 흔들린다는 판단에 따라 지도부 내부에서는 ‘재보선 전패’에 대한 두려움도 고조된 상태다. 광주 서을의 경우 새정치연합 소속 기초의원들이 천정배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원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터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새정치의 호소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무2동의 빛고을아파트 경로당 부회장인 김호윤(79)씨는 “3~4년 전에는 민주당 말고 다른 당은 명함도 못 내밀었다”며 “며칠 전인가 새정치연합의 조 뭐라는 사람이 여기 인사하러 오기도 했지만, 여기 있는 영감들 대다수가 본체만체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정치연합의 후보인 조영택 전 의원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서을 지역구의 대표적 주거 밀집지인 금호동에서 분식가게를 운영하는 천모(47)씨는 “민주당(새정치연합) 정치인들이 광주에 깃발만 꼽고 서울 가서 입으로만 광주를 외치는 모양새가 딱 미꾸라지”라고도 했다.
자신감 넘치는 천정배 전 의원
새정치연합의 위기감은 여론조사 결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달 25, 26일 실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에서는 천 전 의원이 37.2%로 29.9%의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인 조영택 전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구의 인구 분포가 50대 이상으로 쏠린 가운데 50대, 60대 이상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새정치연합 후보 캠프는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새정치연합은 여론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광주시당 당직자는 “천 전 의원이 인지도가 높아 초반 판세에서 유리하지만 10~15% 이상 꾸준히 앞서나가지 못하는 막판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천정배 전 의원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이날 낮 서구 제2청사 사거리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천 전 의원을 만난 유권자들은 “꼭 당선되시라”며 연신 악수를 건넸고, 신호대기 중이던 운전자들은 창문을 열고 “파이팅입니다”라고 웃으며 인사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천 전 의원은 “‘호갱 정치’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는 민심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거리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이규현(65)씨도 천 전 의원과 인사를 한 뒤 “천정배가 다른 정치인보다 깨끗한 이미지라 좋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광주=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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