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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CEO와 일반직원 임금격차, 사회용인 수준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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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CEO와 일반직원 임금격차, 사회용인 수준 넘어

입력
2015.04.0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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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의 개별보수를 공시토록 한 개정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요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지난해 보수내역이 공개됐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215억7,000만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고, 김승연 한화 회장이 178억9,000만원으로 2위였다.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 신종균 IT모바일부문 사장이 145억 7,200만원으로 최고연봉을 기록했다.

올해로 두 번째인 등기임원 보수공개는 회사자율에 맡겼던 지난해와 달리 기준서식에 따르도록 해 보수산정 기준과 근거가 보다 충실해졌다. 하지만 그 많은 보수가 과연 합당한 대가인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은 대기업 총수일가의 보수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점도 여전히 문제다. 이런 맹점을 보완하고 보수책정 기준 등을 보다 명확히 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잘 나가는 대기업 임원들 연봉공개가 위화감만 부를 뿐이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를 정확히 봐야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등기임원 보수 공개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최고경영인(CEO)과 일반 직원간의 연봉격차다. 기업총수 일가와의 비교는 차치하고라도 전문경영인과 일반직원 간 격차도 갈수록 크게 벌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의 연봉은 일반직원 평균연봉 1억200만원의 142.8배다.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들의 연봉이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일반직원과의 과도한 연봉격차로 이어진다. 이 같은 격차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임금 불평등 심화의 한 지표임이 분명하다.

일반직원에 비해 기업의 CEO가 어느 수준의 보수를 받는 게 적정한지는 세계적으로도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미국은 CEO가 최고 350배까지 받아 그 격차가 가장 큰데, 미국사회의 큰 문제인 소득불평등과 부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 받고 있다. 일본과 유럽은 그 격차가 크게 낮은 20~50배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보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미국의 불평등 심화 양상을 따라가고 있다.

최근 저서 한국자본주의로 주목 받고 있는 장하성 교수는 우리 사회의 임금불평등 심화 현상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경제의 꾸준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도 소득도 늘지 않는 모든 문제가 여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복지 등을 통한 재분배에 앞서, 이런 지나친 불평등 분배구조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기업도 개별기업의 일이라는 인식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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