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서식지 방문 제발 그만…
황새연구원, 나들이객. 낚시꾼 출입 자체 호소
‘황새 미호가 맘놓고 살아갈 수 있도록 미호천 일대 출입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교수)이 낸 대국민 호소문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충북 진천군 농다리 인근 미호천에서 황새 미호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면 미호가 서식지를 잃고 헤매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생 야생 암컷 황새와 함께 지내고 있는 미호는 평일이면 미호천과 백곡천 합수머리 주변에서 여유롭게 거닐거나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천 농다리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사람들을 피해 백곡천 상류쪽으로 옮겨 숨어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낚시꾼들이 수심이 얕은 백곡천 안에까지 들어가 물고기를 잡을 때는 두 황새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황새생태연구원 윤종민 박사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황새는 위험을 피해 높은 나무에 올라가 경계하는 습성이 있는데, 미호천변 일대에는 횃대로 이용할 높은 나무가 없다”며 “위험한 전신주 위에 앉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호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당국이 나서야 한다. 먼저 황새의 먹이인 물고기를 잡는 낚시행위부터 금지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호소했다.
2년생 암컷인 미호는 생후 1년을 갓 넘긴 지난해 4월 교원대 황새사육장을 탈출했다가 1년여 만인 지난달 고향인 미호천 일대로 돌아왔다. 미호의 귀환으로 사육장에서 자란 황새의 야생 적응과 귀소 본능이 확인되면서 국내 황새복원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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