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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고작 4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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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고작 46억?

입력
2015.04.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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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씨티은행 CEO 하영구

"최소 200억" 업계 추정 빗나가

'기본급 50%만 적립' 규정 탓

박종원 코리안리 전 사장은 15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2013년 퇴직하면서 159억5,700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기록에는 강력한 도전자가 있었다. 2001년 한미은행장 시절부터 14년간 씨티은행 CEO로 재직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다. 하 회장이 2013년 금융권 CEO 중 ‘연봉왕’(28억8,700만원)이었고 씨티은행이 퇴직금 누진제를 시행하는 점까지 감안하면 그의 퇴직금은 최소 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의외였다. 씨티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 회장은 지난해 총 71억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퇴직금은 46억2,100만원이었다. 박 전 사장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유는 퇴직금 산정 기준에 있었다. 씨티은행은 매년 당해년도 기본급의 50%를 적립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책정한다. 2013년을 예로 들면 하 회장의 기본급 7억원 중 3억5,000만원만 퇴직금으로 적립된 것이다. 상여금까지 포함했다면 약 15억원을 적립해 실제 퇴직금이 200억원을 넘길 수도 있었다. 게다가 씨티은행은 CEO에 한해서는 누진제도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 회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기본급 적립률을 50%에서 8.3%(1개월 급여)로 대폭 낮추는 식으로 임원 퇴직금 산정 기준을 개정했다. 바뀐 기준대로면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10년 간 CEO로 재직해도 퇴직금이 10억원 안팎에 불과할 수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상여금을 뺀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연봉에 비해 퇴직금이 적어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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