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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에서 지하철역까지… 빵쟁이 유혹하는 별별 빵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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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에서 지하철역까지… 빵쟁이 유혹하는 별별 빵집들

입력
2015.04.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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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인 빵집은 그만

전국 이름난 빵 한데 모았더니

예약 판매에도 줄 서기는 기본

지하철 빵도 고급화로 인기

건강한 맛과 신선도가 비결

빵집에서만 빵을 판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국의 가장 맛있는 빵을 모아 놓은 편집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하철역 안에서, 아궁이만 있는 어촌 마을에서도 빵을 먹을 수 있다. 자도랭킹샵 제공
빵집에서만 빵을 판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국의 가장 맛있는 빵을 모아 놓은 편집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하철역 안에서, 아궁이만 있는 어촌 마을에서도 빵을 먹을 수 있다. 자도랭킹샵 제공

투명하게 안이 비치는 유리 벽 사이로 넓은 진열대에 깔끔하게 정리정돈 된 빵. 그런 빵집은 잊어라. 10평 남짓(33㎡)의 작은 공간에 있을 것만 있는 빵집이 대세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빵들만 엄선해 놓은 빵집과 건강을 생각한 좋은 재료로 고객들의 입맛을 잡으려는 지하철 빵집들이 그렇다. 빵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는 이들 빵집의 매력은 바로 맛이다. 맛 따라 천리길도 마다 않는 ‘빵 마니아’라면 눈과 귀를 쫑긋 세울 필요가 있다.

이름난 빵 다 있다: 편집샵

“빵 맛을 찾는 사람은 다 모여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빵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군침이 돈다. 예약하지 않으면 사지도 먹지도 못한다.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 문을 연 신개념 식품편집샵 ‘자도(ZADO)랭킹샵’은 컨셉트가 맞는 각기 다른 브랜드의 옷 등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샵처럼 맛깔나는 빵과 식품들을 모아 판매한다.

줄서서 먹는 서울 신촌역 전설의 크림빵집 만나역, 강남 3대 빵집 중 하나인 노아베이커리, 국내 최고의 수제 케이크 명가 오페뜨, 케이크와 페스트리로 유명한 강남의 라틀리에 모니크, 대학로 맛집 함무바라 고로케, 파주를 대표하는 빵집 따순기미 등의 빵들이 총집합했다. 품목에 따라 하루 200개 등으로 한정 판매해 예약은 필수다. 당일 빵 예약은 오전 11시까지 받는다. 살 수 있는 빵 개수도 종류당 5개까지다.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난 곳이라 줄을 서서 계산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 서울 합정동에 낸 빨간책방 카페에서 50여종의 빵과 케이크를 판매해 호응을 얻었던 것을 토대로 자도랭킹샵이 완성됐다. 신림동 2호점은 빵과 케이크에 그치지 않고 과자, 음료 등 200여종으로 품종을 늘렸다.

왕인정 자도랭킹샵 신규사업부 실장은 “출판사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사업에 눈을 돌려 2년 여간 준비해 완성된 사업”이라며 “남녀 20명으로 구성된 빵 시식단이 2년 간 전국의 빵을 맛보며 순위를 매겨 판매품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출판사 내부 직원과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맛 시식단은 주 5일 빵 맛을 본다. 일부러 전문가를 섭외하지 않았다. 대중적인 맛을 잡기 위해서다. 업체명을 가린 채 시식단이 높은 점수를 준 제품들을 골라냈다. 하지만 맛만 좋다고 자도랭킹샵 진열대에 오를 수 없다. 어떤 재료와 첨가물을 썼는지도 꼼꼼히 따진다는 게 왕 실장의 설명이다.

“맛 시식단은 주 타깃층인 20~40대로 구성했어요. 거의 매일 맛을 보기 때문에 빵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죠. 실제로 단팥빵은 업체가 여러 번 바뀌었어요. 만나역 크림빵이나 함무바라 고로케 등이 진열대에서 내려올 수도 있는 겁니다.”

지방까지 내려가서 빵을 사먹는 까다로운 입맛의 대중들에게 철저하게 맞추겠다는 의미다. 왕 실장은 “점점 맛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빵 편집샵의 전망은 밝다”며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스낵과 쿠키, 잼 등 다양한 식품들을 더 구비해 판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보다 질로 승부: 지하철 빵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안에 위치한 누이단팥빵 매장. 빵을 발효시키는 2시간 동안 문을 닫는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안에 위치한 누이단팥빵 매장. 빵을 발효시키는 2시간 동안 문을 닫는다.
서울 신림동 자도랭킹샵에는 시식단이 선정한 전국의 유명한 빵들이 진열돼있다. 자도랭킹샵 제공
서울 신림동 자도랭킹샵에는 시식단이 선정한 전국의 유명한 빵들이 진열돼있다. 자도랭킹샵 제공

요즘 지하철역은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서울역의 명물 서울연인단팥빵,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의 인기만점 누이단팥빵, 지하철 2호선 역삼역을 시작으로 현재 30여 개의 점포를 낸 미인단팥빵, 지하철 2호선 을지로역의 만남의 장소 ‘더 베이크’ 등은 맛으로 정평이 나 있는 ‘지하철 빵’이다.

한 집 걸러 한 집 있는 길거리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빵이다. 오로지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야만 만날 수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우후죽순 생긴 지하철역 빵집들은 단명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싹 씻어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신선하다는 거다.

지하철역에서 판매한다고 하면 지저분하고 저렴한 빵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요즘 ‘지하철 빵’의 질은 월등하다. 재료부터 다르다. 화학첨가물이 없는 천연 효모에 유기농 밀을 고집한다. 빵 맛의 핵심인 발효를 위해 2~3시간 문을 닫는 건 기본이다. 누이단팥빵은 천일염에 천연버터, 저당도 앙금까지 사용해 고객들의 건강까지 잡았다. 퇴근길에 누이단팥빵을 사간다는 회사원 이형근(44)씨는 “빵이 굉장히 부드럽고 앙금도 듬뿍 들어가 옛날 빵을 연상시켜 그 맛에 중독됐다”고 했다.

가격도 고가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파는 단팥빵이 1,000원에서 1,200원대라면 서울연인단팥빵, 누이단팥빵, 미인단팥빵의 가격은 최소 1,5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다. 야채빵이나 치즈빵 등은 2,000원대에서 4,000원대도 있다. 그러나 빵 종류는 10가지를 넘지 않는다. 팥을 기본으로 하고 밤이나 고구마 등을 추가로 넣는 정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떡처럼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여친빵과 남친빵을 파는 ‘더 베이크’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명동과 백화점 등으로 이어지는 을지로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오븐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거의 매일 아침마다 여친빵을 사간다는 회사원 박미영(34)씨는 “마치 떡을 먹는 듯 든든한 포만감을 줘 아침식사 대용으로 좋다”며 “다른 빵 집에서는 살 수 없어 꼭 들르곤 한다”고 ‘지하철 빵’의 차별성에 점수를 줬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차줌마 식빵' 이렇게 만든다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차승원이 만든 미니 식빵. CJ E&M 제공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차승원이 만든 미니 식빵. CJ E&M 제공

빵이라면 베이커리에서 만들어 사먹는 것이라는 지당한 인식을 깨뜨린 것은 배우 차승원이다.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차승원은 집에서 엄두를 내지 못하던 식빵 만들기에 도전해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차줌마’의 손길은 까다로운 빵 레시피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며 멀쩡한 빵을 만들어냈다. 불현듯 빵 만드는 강력분을 주문하더니 투덕투덕 반죽해 설탕과 이스트, 소금 등을 넣는 모양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석대로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설탕, 이스트, 소금을 밀가루 위에 차분히 한 스푼씩 떠서 올리는 프로페셔널한 기품은 제빵사 저리 가라다. 반죽하고 치대고 또 다시 반죽하기를 서너 번 반복해 아궁이 오븐에 구워낸 미니 식빵. 노릇노릇하게 부푼 빵은 굳이 멋진 주방이나 간편한 오븐이 없어도 맛깔스럽게 완성된다. 빵을 만드는 장소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맛있으면 그만이지.

‘차줌마 빵’의 레시피를 살펴보자. 너무 간단해서 진짜 빵이 만들어지긴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의심은 접어두자. 방송을 통해 빵이 만들어지는 건 확실히 봤으니. 나영석 PD에 따르면 확실히 맛은 보장한다니 도전해 봄직하다.

1. 강력분 밀가루를 볼에 붓는다.

2. 설탕 두 스푼, 이스트 반 스푼 소금 반 스푼을 넣는다.

3. 달걀 노른자를 걸러 낸 흰자도 넣는다.

4. 마지막으로 우유를 넣고 반죽하고 20여 분간 치댄다.

5. 랩을 씌어서 1시간 정도 1차 발효를 시킨다.

6. 1차 발효가 끝나면 동그랗게 나눠서 다시 50분 정도 2차 발효시킨다.

7. 2차 발효를 끝낸 반죽을 꺼내 호일로 만든 식빵 틀에 넣고, 3차 발효를 30분 한다.

8. 빵 표면에 포도씨유를 발라주고 아궁이 오븐에 넣어 굽는다.

9. 먹음직스러운 식빵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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