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기절시키고 도주... 범행 자백
조건만남으로 만난 10대 가출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30대 피의자가 최근 서울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 중이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봉천동 한 모텔 객실에서 여중생 한모(14)양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29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던 김모(38)씨가 약 3주 전에도 서울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에 쫓기고 있던 상태로 파악됐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1일 서초구 교대역 근처 한 모텔에서 역시 채팅으로 만난 성매매 여성 문모(23)씨와 성관계를 한 뒤 수면마취제가 묻은 거즈로 문씨를 기절시켰다. 김씨는 성매매 대가로 건넨 30만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서울 수서경찰서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두 건의 범행을 전면 부인하던 김씨는 문씨가 자신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과 한양의 손톱 등에서 발견된 자신의 유전자정보(DNA) 감정 결과 등으로 경찰이 압박해 오자 마침내 범죄 사실을 자백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한양도 성관계 후 수면마취제가 묻은 거즈로 입과 코를 막으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이 저항하며 몸부림치자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손으로 한양의 목을 강하게 눌러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당시 메고 있었던 백팩에서 수면마취제 성분의 액체가 들어 있는 박카스 3병을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김씨가 “돈을 줄 가치가 없는 여자였다”고 다소 앞뒤가 안 맞는 진술을 함에 따라 정확한 살해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애초 약속한 1시간이 지난 뒤 추가로 돈을 더 내고 시간을 연장했으며 범행 후 한양의 휴대폰과 조건만남 대가인 13만원을 도로 챙겨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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