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8국
백 최철한 9단 흑 강동윤 9단
장면 3 좌하귀는 흑이 손을 빼더라도 지금 당장 무슨 수가 나는 건 아니다. 그래서 강동윤이 얼른 1로 좌상귀를 제압했다. 하지만 최철한이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한 칸 뛰어서 ▲를 확실히 잡아버리자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흑이 계속 손을 뺐다간 당장 참고1도 1부터 7까지 공격 당해서 큰일 난다. 앞서 △가 놓여있지 않았을 때는 5 때 A로 흑 한 점을 따내는 게 선수여서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은 6으로 이을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7부터 10까지 귀의 사활이 걸린 패싸움을 피할 수 없다.
7로는 참고2도 1로 흑 석 점을 살리고 싶지만 2로 공격 당하면 주위의 백돌이 워낙 강해서 일방적으로 정처 없이 쫓길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강동윤이 7로 하변에 먼저 침입했다. 상대의 응수에 따라 여차하면 좌측 흑 석 점을 가볍게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자 최철한이 8로 어깨 짚은 다음 9 때 10으로 젖힌 게 역시 소문난 싸움꾼다운 박력 있는 수법이다. 그러나 강동윤도 싸움이라면 절대 양보가 있을 수 없다. 즉각 11로 끊었고 결국 14까지 ‘젖히면 끊어라, 끊으면 뻗어라’는 바둑격언대로 서로 팽팽하게 맞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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