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재회한 한인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미국에서 방영된다. 제목은 ‘트윈스터스(Twinsters)’.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 만에 미국과 프랑스로 각각 입양된 서맨사 푸터먼(27)과 아나이스 브로드에(27)가 그 주인공이다.
다큐멘터리는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다른 나라에 입양돼 2013년 2월까지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던 두 자매가 다시 만나 형제애를 나눈 모습을 담았다.
미국 국적의 서맨사는 뉴욕에서 자라 보스턴대에서 드라마를 전공했고 ‘게이샤의 추억’을 포함해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던 배우였다. 프랑스 국적의 아나이스는 파리의 국립의상학교와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대 패션스쿨을 나와 디자이너과정을 밟고 있었다. 서로 존재를 모른 채 살아가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연결됐다. 아나이스는 친구에게서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아시아계 배우가 너와 매우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아나이스는 이후 서맨사에 대해 검색을 시작했고 서맨사가 자신과 태어난 날짜(1987년 11월 19일)와 장소, 입양 사실까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페이스북에 연락했다.
두 사람은 화상통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늦잠 뒤에 폭식하는 습성도 같았으며 해리포터의 팬이었고 같은 드라마를 좋아했다. 결국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지 세달 후인 2013년 5월 영국 런던에서 첫만남을 가졌다. 당시 사만다는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평온과 위안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런던과 캘리포니아에 이어 한국도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두 사람이 태어난 부산과 서울의 고궁,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가 주최한 세계한인입양인대회 등에도 참가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전혀 무관했던 삶에서 여행을 통해 온전한 쌍둥이 자매가 돼 가는 이 같은 과정이 담겼다. 다큐멘터리는 서맨사가 첫만남에 앞서 짧게 공개했던 ‘쌍둥이 자매의 만남’편의 속편 격인 ‘재회 그 이후’로 최종 제목은 ‘트윈스터스’로 정했다.
두 사람 이야기는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다큐멘터리 제작과 유전자 검사 비용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사이트 킥스타터로 모금을 시작한 두 사람은 한 달 만에 8만달러를 거뒀다. 다큐멘터리에 앞서 출간한 책은 성황리에 판매됐다.
상봉 이후의 일상을 그려낸 다큐멘터리는 90분간 담담하게 이어진다. 3월 초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았고 이달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아시안 퍼시픽 필름 페스티벌(LAAPFF)에 초청됐다. 25일 LA 다운타운 아라타니 극장과 28일 로스엔젤레스 CGV에서 두 차례 상영된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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