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에 IMF 개혁 등 요구
중국이 제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최소 46개국이 창립 회원국 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끝까지 주저하던 일본마저 올라 탈 가능성을 내비치며 중국의 질주를 막기 위한 미국의 시도는 좌절됐다. 자신감이 붙은 중국은 미국을 향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30일 이집트와 핀란드가 정식으로 AIIB 가입 서면확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31일에는 대만과 키르기스스탄도 신청을 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마감일인 이날 오후 기준 AIIB 창립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한 나라는 46개국으로 늘어났다. 스웨덴 등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4월15일 창립 회원국이 최종 공표될 땐 50개국 안팎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주요 국가 중에서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만 참여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일본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중국주재 일본대사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일본 재계는 다소 늦게 AIIB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일본이 몇 개월 내 AIIB에 가입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이날 “AIIB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이 일본 참여의 전제가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유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AIIB 흥행에 성공한 기세를 몰아 미국에 대해 국제금융질서 재편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제이컵 루 미 재무부 장관과 만나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가 편입되는 데 협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상황에서 담보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인 SDR는 현재 미 달러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IMF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 있고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다. 루 장관은 이날 “중국이 아시아 인프라 건설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한편 AIIB 초대 총재에는 진리췬(金立群) 전 아시아개발은행 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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