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개월 안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주재 일본대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FT 인터넷판은 30일은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일본이 오는 6월까지 AIIB에 가입하기를 기대하는 재계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기테라 대사는 "(일본) 재계는 뒤늦게 관심을 기울이게 됐지만, 지금은 AIIB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가입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결국 미국과의 공조에서 이탈하면 AIIB에 합류하지 않는 주요 국가로는 미국과 캐나다 정도만이 남게 된다. 지금까지 AIIB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국가는 한국, 영국, 호주 등 42개국으로 알려졌다.
일본으로서는 미국과의 공조에서 벗어나기에 앞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다음 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 등 미국과의 여러 현안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FT는 전했다.
재계 등 일본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영국 등 유럽국가 대부분, 호주 등이 잇달아 가입의사를 밝히면서 일본만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재계는 AIIB 설립 후 추진될 아시아 인프라 건설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놓칠 수 없으며 AIIB 참여가 일본과 중국 관계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지난 20일 AIIB 가입과 관련해 "외교, 경제 등의 측면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대출 제공에 대한 믿을만한 메커니즘 확보 등 조건이 확보되면 "적어도 안에 들어가 협의할 수 있다"며 참가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FT는 중국 보아오(博鰲) 포럼에 참석한 한 전직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일본이 AIIB에 가입하면 미국도 기존 입장을 완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마도 옵서버 지위를 얻는 쪽을 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영향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동맹국들의 AIIB 가입에 반대의 뜻을 표명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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