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저먼윙스 모회사인 루프트한자가 부기장이 고의 추락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저먼윙스 사고 여객기 희생자에 대한 무한 보상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최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항공사의 책임이 인정된다면 피해자 유족들은 희생자 1인당 보상 한도인 10만 파운드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관련 국제협약에 따라 항공사가 보상 책임을 면하려면, 부기장 등 자사 직원들의 과실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이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과실 부재 입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고기 추락 장소는 프랑스였지만, 가장 많은 희생자는 독일인과 스페인인이었다는 점에서 법적 보상 요구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도 30일(현지시간) 사망 탑승객의 국적에 따라 보상액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사망자의 배우자 직계 가족이 있는지 여부, 항공사의 국적, 사고 항공기의 출발지와 도착지, 비행기표 구매지, 사고 탑승자의 거주지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1999년 제정된 항공기 사고 보상 규정인 ‘몬트리올 협약’은 단순 사고일 경우 보상액을 탑승객 1명당 17만 달러(1억8,800만 원)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조종사에 의한 고의추락 사고여서 보상액에 제한이 없다. 고의 추락은 소속 항공사가 조종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상한도가 없다는 것이다.
몬트리올 협약도 이런 경우 보상 문제와 관련해 재판이 열리는 해당 국가의 법원이 ‘제한없이’ 보상액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유럽과는 달리 항공기 조종석에 반드시 조종사 2명이 탑승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미국인 사망자 등 보상 소송이 미국에서 열리는 경우 보상액이 크게 불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 통상 항공기 사고의 경우 미국에서는 보상액이 1인당 평균 450만 달러(49억8,000만 원)였던데 비해 영국은 160만 달러(17억7,000만 원), 스페인은 140만 달러(15억5,000만 원), 독일은 130만 달러(14억4,000만 원)로 국가별로 큰 차이가 난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하지만, 루프트한자는 법적 소송으로 다툼이 번지기 전에 유족들과 합의해 문제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루프트한자는 앞서 희생자 1인당 3만6,500파운드를 초기 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한 바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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