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기 전 김하성(20ㆍ넥센)을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강정호(28ㆍ피츠버그)가 떠난 유격수 자리는 윤석민(30)이 메울 것으로 보였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주인이 바뀌었다.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김하성의 절실함을 주목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고졸 2년차 선수이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했다. 또 넓은 수비 범위와 풋워크, 어깨 등 안정된 수비력이 돋보였다. 공격력은 윤석민이 앞서지만 수비 쪽에서는 염 감독의 기대에 못 미쳤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수비 범위는 강정호보다 낫다”면서 “올해는 김하성이 유격수로 많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 주전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8일 경기에서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이튿날에는 2루타 1개를 포함한 멀티히트를 쳤다. 수비는 기대대로 어려운 타구를 곧잘 처리하는 등 안정감이 있었다. 김하성은 “수비와 주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실책은 15개 이하로 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1군 경기를 주전으로 치러본 소감은.
“수비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루수 (김)민성이 형하고 부딪친 것도 있고 더 보완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이 주전 유격수로 낙점했는데.
“감독님에게 주전 얘기는 듣지 못했다. 감독님이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해라. 수비와 작전 수행 능력 등을 잘해주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 올해는 경험을 쌓는 시즌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이 1군 안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맞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함께했던 경험 덕분에 많은 팬들이 와도 작년처럼 매우 긴장되는 것은 없다.”
-강정호의 플레이를 많이 따라 하려고 한다는데.
“따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롤모델로 생각하고 경험이 좀 더 쌓이면 당연히 그런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강)정호 형과는 피츠버그로 진출한 뒤에도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종종 대화를 나누며 안부도 묻고 조언도 듣는다.”
-수비 범위는 강정호보다 넓다는 염 감독의 평가가 있었는데.
“수비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냥 타구가 오면 잡아 1루로 던지기만 했지, 세밀함이 부족했다. 홍원기 수비코치님에게 세밀한 플레이를 배우면서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겼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나 때문에 지는 경기가 없었으면 좋겠다. 수비와 주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실책은 15개 이하로 하고 싶다. 타격도 자신 있게 할 것이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기자 onion@spoi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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