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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 도 넘은 언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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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 도 넘은 언론 비판

입력
2015.03.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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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ㆍAIIB 가입 관련 지적에

"패배주의ㆍ사대주의ㆍ냉전사고 갇힌 고뇌 없는 무책임 비판" 감정 발언

3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3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으며 뚜벅뚜벅 갈 길을 가면 됩니다.”

한국 외교 현장 책임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0일 열린 2015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말미에 쏟아낸 발언이다. 외교부는 ‘장관 발언은 재외공관장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는 주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최근 쏟아지는 언론의 외교정책 비판에 장관이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한 설화(舌禍)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의 개회사에서 작심한 듯 언론에 날을 세웠다. 윤 장관은 우선 “지난 2년 양자외교로부터 지역외교를 넘어 글로벌외교까지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과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한미ㆍ한중관계, 다자ㆍ국제회의외교, 통일구상 지지 확산 등의 성과를 자화자찬 식으로 나열했다. 윤 장관은 이어 최근 외교부를 향한 언론의 비판을 정면으로 겨냥해 “고난도 외교사안, 고차방정식을 1차원이나 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너무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또 “국내 일각에서 19세기적인 또는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마치 우리나라가 고래싸움에 새우등, 샌드위치 신세와 같은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나라의 논리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려는 경향도 있다”며 “이러한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심지어 사대주의적 시각에서 우리 역량과 잠재력을 외면하는 데 대해서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우리 입장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언론 지적에 대해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이란 표현을 썼다.

윤 장관의 직설적 발언은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논란과 미일 군사동맹, 한일 외교전 등과 관련해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우리 외교가 좌고우면한다, 줏대 없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는데 장관으로서 외교의 야전사령관인 각 공관장들에게 정정당당한 외교를 하라는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종 외교 현안에 대한 정당한 입장 표명을 ‘패배주의, 자기비하, 사대주의, 19세기적이고 냉전적인 사고’ 등의 표현으로 폄훼한 것은 외교 수장으로서 지나쳤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한국 외교를 대표하는 각국 주재 대사, 총영사 183명 중 175명이 참석한 외교부 연중 최대 행사에서, 과격하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맞받아친 것 자체가 외교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도 외교적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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