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들여 데이터센터 추진
압달라 알 카터 그룹 회장 방한
KT·LG·CNS등 협력 논의 예정
내년 가동 목표… 페이스북 등 유치
중동·아프리카 시장 확대 염두에
한국의 힘을 빌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중동 지역 카타르에 들어선다. IDC란 기업들의 인터넷 서비스 및 전산용 서버 등을 보관하는 곳이다. 각종 자연재해 및 테러 등으로부터 장비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어 기업들의 인터넷 심장 또는 서버호텔로 불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의 알 카터 그룹이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손잡고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IT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카타르 IDC센터를 건립한다. 여기 투자되는 비용은 약 10억 달러로, 우리 돈 1조1,200억원 규모다. 카타르 재계 서열 3위인 알 카터 그룹은 금융 교육 언론 사업 등을 하는 9개 계열사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알 카터 그룹 총수인 압달라 알 카터(58) 회장이 이날 1주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그는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경제고문과 카타르 국립은행 총재를 지내는 등 카타르 정계 및 재계의 유력 인사다.
알 카터 회장 일행은 방한 기간에 KT, LG CNS 등 국내 IT업체들이 서울 목동과 상암동에 운영 중인 IDC를 방문해 둘러본 뒤 고위 경영자들을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알 카터 그룹의 국내 협력사인 네모파트너즈엔이씨 관계자는 “알 카터 회장 일행이 국내 주요 IDC를 방문한 뒤 국내 IT기업 CEO들에게 카타르 IDC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터 그룹이 추진하는 최첨단 카타르 IDC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진행된다. 알 카터그룹은 총 40만대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 구글 페이스북 등 전세계적인 IT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IDC에 서버를 맡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 계속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공사 규모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알 카터 그룹은 IDC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전용 발전소까지 따로 지을 예정이다. 네모파트너즈엔이씨 관계자는 “천연가스를 이용해 100㎿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화력발전소를 IDC 센터 인근에 지을 예정”이라며 “발전소 건립 또한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알 카터 그룹이 대규모 IDC를 세우는 이유는 카타르 정부가 중동 및 아프리카 전역을 아우르는 IT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은 IT기기 및 관련 서비스가 이미 포화 상태인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는 이제 보급 단계여서 시장 확대 기회가 많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중동 지역 진출을 꾀하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세계 3위 보유국인 카타르 정부도 전세계 기업들이 IDC에 들어 오도록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각종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로서도 카타르 IDC 건립 공사가 좋은 기회 일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IT분야에서 중동ㆍ아프리카 시장은 아직도 미개척 지대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카타르 IDC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중동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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