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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런 황창규 회장

입력
2015.03.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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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62) KT회장이 실적 부진으로 주주총회에서 곤혹을 치렀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강당에서 열린 KT 주주총회에서 자신에게 날아드는 퇴진 요구에 담대히 맞섰다. 그리고 꿋꿋이 KT의 현실을 애써 외면했다.

2014년 1월 취임한 황 회장은 구조조정으로 8,304명의 직원을 퇴사시켰다.

그런데 정작 황 회장이 받은 2014년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2014년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무려 2,9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주주들에게 처음으로 현금 배당도 못했다. 황 회장 취임 이후 한때 3만6,050원까지(2014년 9월12일) 올랐던 주가도 최근 2만9,450원(27일 종가 기준)으로 원상 복귀했다.

당연히 주주총회에서 황회장에 대한 불만과 의혹은 팽배했다. 특히 주주들에 대한 무배당이 결정되면서 크게 반발했다. 책임을 지려는 생각은 없고 주변 상황에 책임을 전가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주총에 나온 주주들 중 일부는 "삼성으로 돌아가라"·"황창규 퇴진하라"· "적자경영 책임져라"·"능력 없으면 집에 가라"·"적자내면서 월급은 받는 거냐"는 등 황 회장의 퇴임을 거칠게 요구했다.

문제는 황 회장의 발언이다. 황 회장은 "창사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여 수많은 혁신과 변화를 겪었다"며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력 구조 효율화 과정에서 동료 8,0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으로 큰 손실을 기록해 주주들에게 죄송하게도 배당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사과했다.

먼저 구조조정으로 적자가 날줄 알면서도 구조조정을 했다면 주주들의 이익에 손해를 끼칠 줄 알면서도 강행 했다는 뜻이다.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낙하산’ 경영자가 회사의 주인이고, 주주들은 낙하산의 지시에 움직이는 허수아비로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KT의 주인은 황 회장이 아니라 주주다.

또 구조조정이 단초가 돼 적자가 날줄 몰랐다면 무능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빚어질 적자에 대한 기본적인 셈도 하지 않고 ‘시퍼런 칼’을 휘두른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KT 직원 박철우씨는 "이석채 전 회장은 5,999명을 내쫓고 동케이블, 인공위성 팔아 돈을 만들었는데, 황 회장은 8,300여 명 내쫓고 자회사 팔아 돈을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회장의 경영방식과 실적부진에 대한 지적이다.

KT 사내 주주 박진태씨는 "직원 8,304명이 나가서 적자 났다는데 잘랐으면 흑자가 나야지 왜 적자 나는 사업을 하나. 현업에 남은 2만9,000천여 명 직원들도 구조조정 불안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며 황회장의 회사운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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