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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해체 위기, 상담이 약

입력
2015.03.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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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상담치료 서비스 제공

23가정 중 65%가 가족기능 회복

#필리핀 출신 A씨는 남편과 자주 다퉜다. 남편은 손찌검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시로 무시하고 모욕적인 말들을 했고 아들, 딸은 한국어가 서툰 A씨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지난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문을 두드린 A씨는 가족들과 함께 의사소통방식 등을 개선하는 상담치료를 받았다. 이후 A씨와 자녀들은 학교 얘기도 털어놓을 만큼 가까워졌고 남편도 욕설 대신 칭찬을 자주하는 자상한 배우자가 됐다.

#B씨는 우울증이 심해져 실직한 뒤 베트남 출신 아내와의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던 아내가 이혼까지 결심하자 B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았다. 아내는 상담치료를 받는 것도 거부했으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남편을 보자 마음을 바꿔 상담에 응했다. 이후 B씨와 아내는 관계 개선에 성공했고 B씨는 일자리도 다시 찾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의사소통 방식, 경제적 문제 등으로 가족 해체 위기에 놓인 다문화가족에게 상담치료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23가정 중 15가정(65%)에서 가족 기능이 회복되는 성과를 냈다고 29일 밝혔다.

군ㆍ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상담치료 서비스를 제공한 숭실대 가족치료학과 박태영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15가정 중 12가정에서 가족관계가 개선됐고 3가정에서 이혼을 포기하거나 재결합 의지를 보였다.

시는 상담치료 서비스가 가족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올해 서비스 대상을 30가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담치료 서비스는 2013년 다문화가족 행복프로그램의 하나로 10가정을 대상으로 시범 추진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시 관계자는 “상담치료 서비스는 획일적인 중앙부처 상담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다문화가족의 위기 해결을 위한 지역 특화사업”이라며 “효과가 증명된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도입해 운영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치료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가정은 군ㆍ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시 다문화정책과(032-440-2804)로 문의하면 된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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