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 등 국회 토론회서 성토

#충남 A대학과 전남 B대학은 학과가 폐지된 전공 교수들에게 정년 보장을 취소하고 연봉도 직전 연도 총액의 80%만 지급한다. 충북 C대학은 폐지학과 재학생이 학교가 정한 기간 내에 졸업하지 않은 경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학교가 지정한 학과의 소속 재학생으로 자동 전환해야 한다.

#지방 사립대 A교수는 방학 동안 기업 인사담당자를 찾아 다니며 학생을 취업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재정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는 기업에겐 “학생을 3개월만 취업상태로 해주면 4대 보험은 대학에서 내주겠다”며 사정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박홍근 의원실과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등의 주최로 열린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은 대학을 어떻게 황폐화시키고 있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교육부가 밀어붙이는 대학구조조정이 대학 현장에 심각한 폐해를 불러오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대학구조조정이 정부 재정지원을 무기로 정원감축, 학과폐지, 취업률 제고, 전임교원 확보율 강화, 비용절감 등을 지표화하면서 교수는 물론 학생, 학교 비정규직, 대학직원 등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감내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학과가 폐지된 경우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과로 전과해야 하는 등 학습권을 침해 받고 있다. 한국외대의 경우 작년 2학기 말 급작스럽게 상대평가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외대생 박모씨는 “학점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해서 그 해결책으로 상대평가를 시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학교가 낮은 등급을 받아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논리를 댄다”며 “국가장학금을 받고 싶으면 상대평가 전면화를 받아들이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많은 대학에서 전임교원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저임금ㆍ단기계약의 비정년트랙전임교원을 임용하는가 하면, 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늘려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간강사들이 대거 해고되는 게 현실이다.

교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인 홍성학 교수(충북보건과학대)는 “지금과 같은 방식대로라면 전문대학과 지방대학이 양적 감축의 대상이 돼 대학의 서열을 더욱 부추기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당정협의를 열어 4월 임시국회에서 대학평가위원회 및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부실한 대학에 정원감축, 정부 재정지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거나 대학 폐쇄 및 법인 해산 결정까지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안’의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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