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콜럼버스는 알고 있었을까. 자신이 유럽을 중심으로 한 불균등 교역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이지만 그것에서 시작해 서구의 근대화 과정에서 이어진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의 식민지 확대는 빈곤 국가의 시작을 알렸다.
책은 막대한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졌지만 경쟁기업을 가진 서구 국가들의 눈치를 보며 몰래 다이아몬드를 팔아야 하는 짐바브웨, 세계 1위 카카오 생산국이지만 자국민은 굶주리는 코트디부아르, 새우 양식을 위해 삶의 터전을 파괴해야 하는 맹그로브숲 주민들의 사례를 통해 빈곤의 기원을 불공정한 세계 체제에서 찾는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 커피, 초콜릿, 홍차 등 일상의 재화들이 최빈국 국민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들의 빈곤이 어떻게 고착화되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다. 갈라파고스·440쪽·1만6,800원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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