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게시판
◆공연
한국사회 풍자한 우화
원로 극작가 이강백의 신작 ‘여우인간’ 27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작품은 사냥꾼이 놓은 덫 때문에 꼬리를 자르게 된 월악산 여우 4마리가 고속도로를 지나는 트럭을 얻어 타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 온다는 설정의 우화극이다. 여우를 추적하는 사냥꾼에 의해 01번, 02번, 03번 및 미정으로 이름 붙여진 여우들은 각각 정보요원, 사회변혁운동연합 대표의 비서, 오토바이 소매치기, 비정규직 청소부라는 각각 다른 신분으로 인간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사건사고를 접한다.
서울시극단의 상반기 정기공연인 이 작품은 알레고리 형상화에 탁월한 김광보씨가 연출을 맡았다. (02)399-1137
차세대 피아니스트 윤홍천 리사이틀
지휘자 로린 마젤이 발탁한 차세대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2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윤홍천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마젤이 세상을 떠나면서 지휘자가 교체됐지만 뮌헨 필과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협연 이후 하이델베르크극장 상임 피아니스트로 선정되는 등 유럽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는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바흐 ‘사랑하는 형과의 작별에 부치는 카프리치오’ 등을 연주한다. (02)2658-3546
조택원 김문숙의 춤
근대 춤의 선구자로 불리는 조택원(1907∼1976)과 그의 제자이자 부인인 김문숙의 춤이 4월 2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한 무대에 오른다. 미수(米壽)를 맞은 김문숙 선생의 뜻에 따라 조택원의 춤을 후대에 널리 전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동안 기록과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최초의 한국 무용극인 조택원의 ‘춘향전’, 김문숙의 대표작인 무용극 ‘모란등기’를 국수호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재연한다. 이밖에 조택원의 ‘만종’, ‘가사호접’, 김문숙의 ‘대궐’, ‘수평선’, ‘살풀이’ 등도 무대에 오른다. (02)2280-4114
LDP무용단 ‘12MHz’ & ‘Graying’
한국 현대무용의 젊은 에너지 ‘LDP 무용단’이 신작 두편을 4월 4일~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선보인다. 1부에선 신선한 안무 감각으로 기대주로 평가 받는 김판선(34) 안무의 ‘12MHz’을 선보인다. 12명의 무용수가 12개의 주파수가 되어 공간 속에 울려 퍼지는 신체와 물체의 감각, 감정의 소리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모차르트 레퀴엠과 일렉트릭 사운드에 섬세하고 세련된 안무를 더했다. 2부에선 신창호(38) 안무의 ‘그레잉’(Graying)을 만나볼 수 있다. 윤나라, 강혁, 김성현, 임종경, 천종원 등 8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스크린과 비디오 아트를 활용해 ‘나이듦’을 표현한다. (02)2005-0114
전주에서 펼쳐지는 궁중무용
국립무형유산원이 28일 전북 전주시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정재(呈才): 봄날, 예를 올리다’ 특별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상설공연을 연다. ‘정재’는 궁중 행사 때 공연됐던 무용을 뜻하는 말로, 이번 특별공연에는 처용무(處容舞)와 학연화대합설무(鶴蓮花臺合設舞) 등이 무대에 오른다.
처용무(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는 신라 처용 설화를 토대로 한 궁중무용이다. 역신을 쫓아내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는 처용의 이야기를 차용해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궁중무용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현재는 음양오행설을 토대로 다섯 명의 처용이 청ㆍ홍ㆍ황ㆍ흑ㆍ백 오방색 옷을 입고 춤을 추는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학연화대합설무(중요무형문화재 제40호)는 학무와 연화대무라는 두 개의 춤을 하나로 연결시킨 궁중무용이다. 학무는 두 명의 무용수가 학탈을 쓰고 추는 춤이고 연화대무는 연꽃 속에 숨어 있던 선계의 두 여자 아이가 추는 춤이다. 둘 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궁중무용으로 왕의 어진 정치를 기리고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이 춤을 추다가 연꽃을 부리로 쪼면 연꽃이 벌어지며 여자 아이들이 나타나 학을 쫓아내고 춤을 추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토요상설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매 주마다 다양한 중요무형문화재와 시도지정무형문화재 종목을 선정해 펼치는 공연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공연계획을 수립해 진행한다. 4월에는 ‘춘(春)이로다’라는 주제로 판소리 춘향가를 비롯해 봄을 노래하는 전통 민요와 소리 공연을 연다. 5월에는 줄타기와 강강술래 등 마당에서 벌이는 야외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 10월에는 종묘제례와 강릉단오제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063)280-1400
◆콘서트
프리재즈와 국악, 포크 록의 만남 ‘3강5륜’
프리재즈의 대가인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 국악계 크로스오버의 선두주자인 해금 연주자 강은일, 로커 강산에가 만나 공연을 펼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극장 용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옴니버스 공연 ‘3강5륜’에서 강씨 성을 지닌 3인의 연주자가 각자의 공연에 협연까지 다섯 바퀴의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강태환은 ‘소래화 이후’, 강은일은 ‘비에 젖은 해금’ ‘모리모리’, 강산에는 ‘라구요’ ‘넌 할 수 있어’ 등을 선보인다. 28일 오후 4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544-5955
재즈가수 말로 단독 콘서트
여성 재즈가수 말로가 창작 앨범으론 7년 만에 발표한 6집 ‘겨울, 그리고 봄’ 발표를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연다. 재즈를 근간으로 누에보 탱고, 삼바, 플라멩코, 아라빅 사운드 등 다양한 민속 음악 어법을 빌려온 이번 앨범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곡 2곡을 싣는 등 시대의 아픔을 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선 6집 수록곡 및 자신의 대표곡과 평소 부르던 재즈 스탠더드 등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할 예정이다. 말로의 단독 콘서트는 2010년 ‘동백아가씨’ 콘서트 이후 5년 만이다. (02)3143-5480
토이 7집 발매 기념 콘서트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의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가 7년 만에 발표한 7집 앨범 ‘다 카포(Da Capo)’ 발매를 기념해 단독 콘서트를 연다. 4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김연우, 이적, 김동률, 성시경, 김형중 등 중견급 가수들부터 빈지노, 크러쉬,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권진아 등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들까지 다양한 게스트가 무대에 올라 토이의 귀환을 함께 축하한다. 유희열은 객원 보컬들과 함께 7집 타이틀 곡 ‘세 사람’을 비롯해 토이의 기존 히트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02)371-8380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 내한공연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던 노엘 갤러거가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내놓고 자신의 밴드 ‘하이 플라잉 버즈’와 함께 월드 투어에 나섰다. 솔로 가수로서 국내에 두 번째로 내한하는 그는 4월 3, 4일 두 차례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워커힐시어터에서 공연한다. 갤러거는 두 장의 솔로 앨범을 통해 발표한 자신의 솔로 곡들은 물론 오아시스 시절의 명곡까지 연주할 전망이다. 오프닝 밴드로는 2011년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 루키’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국내 4인조 혼성 록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이 무대에 오른다. (02)6925-1818
집시 기타의 1인자 박주원의 ‘캡틴 인 부산’
국내 집시 기타의 1인자인 박주원이 4월 4일 부산 해운대문화회관에서 3년 만에 부산 팬들과 만난다. 3장의 정규 앨범과 1장의 미니앨범을 통해 경이로운 핑거링을 선보이며 국내에 집시 기타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는 평단과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모든 앨범마다 축구를 소재로 한 곡을 담을 정도로 축구 마니아인 그는 박지성을 위해 쓴 3집 앨범 타이틀곡 ‘캡틴 No.7’을 비롯해 그간 발표한 축구 관련 곡들을 따로 모아 연주하는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02)3143-5480
◆전시
미술대안공간이 살아남는 방법, 비평과 목록화
“다루는 내용의 독창성과 주제의 중요성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할 뿐, 그렇지 않다면 아예 인정받지 못해도 좋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시원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중 일부 문장을 인용해 손글씨로 써서 액자에 걸었다. 미술작품의 가격이나 전시공간 등 미술제도 자체를 비평하는 작품을 내놓아 왔던 김시원이 인용한 문장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대안공간’을 자처해 온 서울 구기동 아트 스페이스 풀을 잘 설명하는 글귀이기도 하다.
아트 스페이스 풀(이하 풀)이 5월 17일까지 기금마련전 ‘2015 풀이 선다’ 전시를 연다. 풀은 1999년 개관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상업적으로 각광받지 못하지만 독자적인 작업 스타일을 유지해 온 작가들이 전시하고 조합 형태로 공동 운영하는 곳이다. 이번 전시에는 과거 풀에서 전시를 했거나 풀에 관심을 가진 작가 58팀이 작품 126점을 걸었다. 김용익, 윤석남 등 중견작가의 작품과 권용주, 진시우, 정은영 등 젊은 작가의 작품이 순서와 맥락 없이 어우러져 전시장은 마치 파티가 열린 살롱처럼 북적거린다. 각 작품에는 아트페어에서 볼 법한 가격표가 붙어있지만 이들 작품이 겨냥하는 것은 대중적인 미술 수집가들이 아니라 후원자와 미술 기관들이다.
이번 전시의 특색은 규모가 크거나 설치하기 어려운 작품의 매뉴얼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전시기획자들은 작가가 없을 때에도 작품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해설을 작성해 전시장에 비치해 놓았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안소현 큐레이터는 “주로 미술관 등 기관 소장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작품 관련 정보를 모두 정리해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바인더 3권 분량이나 되는 권용주의 초대형 ‘폭포-생존의 구조’설치매뉴얼이나, 노래를 잘 하지 못하는 콤플렉스를 투영해 스스로 노래하는 양동이를 만들었다는 진시우의 ‘양동이 노래하기’설치매뉴얼은 미술관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02)396-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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